현대차 "호봉승급분 제외한 기본급 인상은 불가피"

"최악 경영위기" 탓에 결국…


현대자동차가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에서 호봉승급분을 제외한 기본급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안을 노조에 냈습니다.

현대차는 16일 열린 23차 임단협에서 호봉승급분(정기승급분 + 별도승급분 1호봉 = 4만2천879원) 지급을 제외한 기본급 인상은 불가하다는 입장과 함께 성과금도 예년 대비 대폭 축소된 200% + 100만원을 제시했습니다.

올해 교섭에서 첫 번째 임금안 제시입니다.

회사가 이런 제시안을 낸 것은 2012년 이후 지속하는 경영실적 하락과 최근 중국, 미국 등 주력시장 판매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고임금 구조로는 기업생존마저 힘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날 교섭에는 이례적으로 최병철 재경본부장까지 참여해 현대차가 처한 상황을 설명하고, 위기극복을 위한 전사적 원가절감과 판매강화 노력이 절실하다고 노조에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차는 실제 지난해 이미 18.3% 하락한 영업이익이 올 2분기에는 23.7%나 급감했습니다.

또 사드 사태로 인해 2분기 중국판매가 64.2% 추락한 데 이어 7월에는 미국판매까지 27.9% 감소한 상황입니다.

이처럼 실적 하락세가 지속하고, 주력시장마저 각종 대외 악재로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는 예년 수준의 임금·성과금 합의가 힘들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와 함께 대기업 고임금 문제에 따른 사회 양극화 이슈가 대두하고 있는 가운데, 예년 같은 임금 합의를 할 경우 중소기업에 또다시 고통을 전가했다는 엄청난 대외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노조는 "조합원이 납득할 수 없다"며 제시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전해졌습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과거 외부 호재로 실적이 상승했을 때 높은 성과 배분을 누렸다면 이제는 위기 상황을 참작한 합리적 임금 수준을 노사가 결단할 때"라며 "경영실적도 어렵고 현대차 고임금 문제에 대한 대외여론 등을 고려할 때 예년 같은 임금·성과금 합의는 불가하며 조속한 교섭 마무리를 통해 생산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