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귀는 여성에게 한번이라도 폭력적 행동을 한 경험이 있는 남성이 79.7%나 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7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홍영오 연구위원의 '성인의 데이트폭력 가해요인' 논문에 따르면 이성 교제 경험이 있는 성인남성 2000명 중 1593명이 연인에게 한번이라도 폭력을 행사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의 경험을 살펴보면 상대방을 가족이나 친구로부터 고립되게 하거나 행동을 감시하는 행동통제 유형이 전체 응답자의 71.1%로 가장 높았다. 성추행(37.9%), 심리적·정서적 폭력(36.6%), 신체적 폭력(22.4%), 성폭력(17.5%), 상해(8.7%)가 뒤를 이었다.
행동통제 유형에서는 '누구와 함께 있는지 항상 확인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43.9%로 가장 높았다. '통화가 될 때까지 계속 전화한다'가 38.5%, '옷차림 제한'이 36.3%, '다른 이성을 만나는지 의심한다'가 36.2%였다.
심리적·정서적 폭력의 경우 '화가 나 발을 세게 구르거나 문을 세게 닫았다'고 답한이가 23.1%로 가장 많았다. 신체적 폭력 가해 경험에선 '여자친구의 의사에 상관없이 가슴, 엉덩이, 성기를 만졌다'가 24.5%로 가장 높았다.
연인에게 상해를 입힌 경험은 '상대방이 삐거나 멍이 들거나 살짝 상처가 났다'가 6.9%로 가장 많았다. '기절했다'와 '뼈가 부러졌다'도 각각 3.5%와 3.3%에 달했다.
홍 연구위원은 "피해자는 행동통제를 당하면 '헤어지자'고 할 정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가해자는 행동통제에 대한 피해자의 대응에 더욱 폭력적인 반응을
또 "행동통제의 비율이 높다는 것은 남성이 이를 폭력으로 인식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 사회에서 아직도 많은 남성에게 가부장적 태도가 남아있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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