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세상을 등진 사람들만큼이나 괴롭고 힘든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유가족들입니다.
오태윤, 최형규 기자가 유가족들의 현실을 취재했습니다.
【 기자 】
8년 전, 전 모 씨의 딸은 직장에서의 불미스러운 일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그런데 언니에게 일을 추천했던 둘째 딸 역시 일주일 만에 언니를 따라갔습니다.
▶ 인터뷰 : 전 모 씨 / 유가족
- "보고 싶고, 그립고, 만져보고 싶고. 제일 부러운 게 엄마잖아요. 엄마 소리를 다시 못 듣잖아요."
유가족의 고통은 상상 그 이상입니다.
자살 유가족의 43%가 진지하게 자살을 생각했다고 답할 정도입니다.
▶ 인터뷰 : 안용민 /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어려움을 탈출하는 방법으로써 자살을 모방할 수 있는 하나의 모델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전염성이 상당히 강한 것으로…."
▶ 스탠딩 : 오태윤 / 기자
-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1만 3천 명 정도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가족의 숫자까지 생각해보면, 지난 10년간만 따져보더라도 최소 70만 명의 유가족이 생겨난 겁니다."
▶ 스탠딩 : 최형규 / 기자
-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정부도 유가족 지원에 나섰고, 심리치료와 사회복지서비스 등 유가족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7년 전 벌어졌던 남편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던 김혜정 씨는 최근에야 남편의 죽음을 이해했습니다.
유가족과 고인의 심리를 파악해 유가족의 고통을 덜어주는 이른바 '심리부검'이란 치료를 받은 덕분입니다.
▶ 인터뷰 : 김혜정 / 유가족
- "왜 집에서는 그렇게 해놓고 또 직장에서는 그랬을까…. 그(심리부검) 때 이해하게 됐어요. 얼마나 힘들었을까."
유가족들이 모여 서로 아픔을 나누는 '자조모임'도 슬픔을 이겨내는 큰 힘입니다.
문제는 이런 제도들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아 많은 유가족들이 이용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 인터뷰 : 황순찬 / 서울시자살예방센터
- "유가족 분들이 잘 보호받아야지만 제2, 제3의 비극이 생기지 않는다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유가족들의 아픔을 사회가 보듬을 수 있는 제도의 확충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최형규입니다.
[ choibro@mbn.co.kr ]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김 원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
화면제공 : 서울시자살예방센터
영상출처 :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