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 차남 조현문 , 형이 최대주주인 계열사 상대 손배소 패소

효성그룹 조석래 전 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이 장남 조현준 회장이 최대주주인 계열사의 잘못된 투자로 손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2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17부(부장판사 부상준)는 조 전 부사장이 그룹의 부동산 관리 회사인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이하 트리니티) 최현태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트리니티의 자산규모 등을 보면 주식인수나 풋옵션 계약에 따른 대금을 지급할 여력이 충분했다고 보인다"며 "최 대표가 신주인수와 풋옵션 계약을 맺은 것이 결과적으로 트리니티에 손해를 가져왔다 하더라도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은 트리니티 주식의 10%을 보유한 주주다. 조 회장은 트리리니 지분을 80%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9년 9월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의(이하 갤럭시아)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식 133만4000주를 주당7500원에 인수했다. 갤럭시아의 최대주주 역시 조 회장이다.
이듬해 6월 29일 홍콩의 투자목적회사인 '스타디움'은 갤럭시아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당 1만500원에 142만여주를 인수했다. 같은날 스타디움은 조 회장과 트리니티에 인수 때와 동일한 가격으로 매각할 수 있는 풋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계약에 따라 스타디움은 2013년 3월 5일 풋옵션을 행사했고 같은해 7월 트리니티는 스타디움이 샀던 갤럭시아 주식 28만여주를 주당 1만500원에 매입했다.
이에 조 전 부사장은 트리니티가 적정가액이 주당 680원에 불과하고 성장가능성도 불확실한 갤럭시아 주식을 두차례에 걸쳐 비싸게 사들여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주식 매입은 경영상 판단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갤럭시아는 아직까지도 상장되지 못했다.
조 전 부사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조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전·현직 임원들을 횡령·배임 혐의로 2014년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맞서 조 회장도 지난 3월 동생을 공갈미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채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