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부산에서 발생한 다방 여종업원 살인사건 피의자가 15년 만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자칫 묻힐 뻔한 이번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 데는 SNS 시민 제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부산 명지동의 한 바닷가에서 마대자루에 든 시신이 발견된 건 지난 2002년 5월입니다.
손발이 묶여 있던 시신은 몸 곳곳에서 흉기에 찔린 자국이 발견됐습니다.
시신이 발견되기 열흘 전 사상구에서 실종됐던 20대 다방 여종업원이었습니다.
당시 숨진 여성의 통장에서 300여만 원을 빼간 남성과 500만 원짜리 적금을 해지한 두 명의 여성이 용의선상에 올랐지만, 신원은 커녕 다른 단서도 전혀 나오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당시 수사관
- "금방 잡힐 줄 알았는데, 제보가 전혀 안 들어왔죠. 결국은 미제로 남았어요."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자칫 미궁에 빠질 뻔한 이번 사건은 14년이 지난 지난해 3월 새로운 실마리를 찾게 됐습니다."
부산경찰청이 지난해 2월 SNS에 용의자들을 공개수배한 건데, 한 달도 안 돼 3명 중 1명을 안다는 사람의 제보가 들어온 겁니다.
재수사 끝에 주범 46살 양 모 씨를 찾아낸 경찰은 당시 얼굴과 필적을 최근 것과 대조한 결과 동일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판정을 받았고 양 씨의 수첩에서도 범행을 암시하는 메모를 찾아냈습니다.
▶ 인터뷰(☎) : 피해자 유가족
- "(범인) 잡혔으니까 편안하게 아무 생각 없이 잘 지냈으면 좋겠다는 얘기 해주고 싶어요."
경찰은 살인 등의 혐의로 양 씨를 구속하고, 현금 인출에만 가담한 공범 2명은 공소시효가 지나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