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여중생들이 또래를 피범벅이 될 때까지 폭행한 이른바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이 지탄을 받는 가운데 강릉에서도 여고생 등 6명이 여중생을 집단 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네티즌의 공분을 사고 있다.
5일 강릉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7월 17일 오전 1시께 여고생 A(15) 양 등 6명은 경포 해변에서 B(17) 양을 주먹과 발로 무차별 폭행했다. 오전 1시에 시작된 폭행은 장소를 바꿔 가해자 중 한명의 자취방에서 이어졌다. 폭행 후에도 가해자들에게서 벗어나지 못한 B 양은 양양 남애 해수욕장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B 양과 가해자들은 평소 어울려 지내던 사이였으나 B 양이 자신들의 사생활을 이야기했다는 이유 등 쌓인 감정으로 인해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들은 15∼17세로 B 양의 친구이자 후배였으며 A 양을 제외하고는 모두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학교에 다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후 B 양의 부모는 경찰에 A 양 등 가해자들을 고소했다.
이 폭행으로 B 양은 얼굴 등을 다쳐 전치 2주 진단을 받았으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현재 강릉의 한 병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B 양은 경찰 조사에서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가해자들이 백사장과 자취방 등에서 자신을 폭행했으며, 집에 가지도 못하게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보호기관을 통해 치료비를 지원하는 등 B 양을 보호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폭행 사실은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서 재조명 받고 있다.
자신을 피해자 B 양의 언니라고 밝힌 한 여성은 SNS에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을 보며 동생 사건도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가해자들의 반성 없는 태도와 너무나 당당한 행동들에 대해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글쓴이에 따르면 당시 폭행은 7시간 동안 내리 이어졌으며, 폭행뿐만 아니라 금품갈취까지 행해졌다. 가해자들은 B 양에게 욕설은 물론 머리와 몸에 침을 뱉고 흉기를 들고 위협을 가하며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 이들은 B 양의 휴대전화를 모래에 묻고 지갑에서는 돈을 빼갔으며 "신고하면 언니도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하며 '인증샷'을 남겼다. 이들은 폭행 동영상과 사진을 친구들과 공유했을 뿐 아니라 실시간으로 중계하듯 영상통화로 폭행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글쓴이는 "이런 행동을 했으면서 아무런 죄의식이나 미안한 기색이 없다"며 "소년법이 꼭 폐지돼 (가해자들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길 원한다"며 촉구했다.
경찰은 A 양 등 5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감금과 공동상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며, 나머지 가해자 1명은 이번 주 내로 소재를
한편 갈수록 잔혹해지는 청소년 범죄에 대해 소년법을 폐지하자는 청와대 국민 청원에 5일 오후 3시 40분을 기준으로 13만 9000명이 넘게 참여했다. 현행 소년법은 만 18세 미만 소년범에게 최대 형량을 제한하는 소년법 특례규정이다.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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