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중생 집단폭행에 가담한 가해 학생들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이른바 '위기의 학생들'이었습니다.
이런 아이들이 학업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대안학교인데, 마치 혐오시설처럼 취급받으면서 들어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진우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학교폭력에 수차례 연루돼 올해 초 대안학교에서 위탁 교육을 받는 15살 중학생.
무단결석에 비행을 반복했지만, 이곳으로 옮겨 온 뒤 한 번도 학교에 빠진 적이 없습니다.
▶ 인터뷰 : 부산 한빛학교 학생
- "(학교폭력은)잘못했다고 생각하고, 다음부터는 (학교폭력은)없어야 될 것 같고, (친구들이랑)친하게 지내야…."
부산의 첫 공립형 대안학교가 문을 연 건 2년 전, 당초 도심에 들어설 계획이었지만, 인적 드문 산속으로 숨었습니다.
▶ 스탠딩 : 안진우 / 기자
- "해발 400m 깊은 산 속에 공립형 대안학교가 자리 잡을 수밖에 없을 던 이유는 주민들의 반발 때문이었습니다."
대안학교 설립 계획이 알려질 때마다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매번 학교 설립이 무산된 겁니다.
▶ 인터뷰 : 김범규 / 부산 한빛학교 교장
- "(대안학교에 대한)아직은 거부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대안교육도 일반적인 다양한 교육의 한 종류일 뿐입니다."
전국적으로 학교를 그만두거나 학업 중단 위기에 놓인 '학교 밖 청소년'은 38만여 명으로 추산됩니다.
하지만, 이런 학생들을 교육할 수 있는 대안학교, 즉 위탁형 교육기관은 240여 곳, 정원도 6천200여 명에 불과합니다.
▶ 인터뷰(☎) : 교육부 관계자
- "학교에서 적응 못 하는 아이들이 모이는 그런 학교라는 인식을 많이 갖고 있어, 설립이나 심지어 위탁 교육기관 지정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교육 당국은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을 계기로 공립형 대안학교를 추가 설립하겠다고 밝혔지만, 혐오시설이라는 잘못된 인식 탓에 학교가 들어설 곳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안진우입니다. [tgar1@mbn.co.kr]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전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