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에 가면 프랑스 몽마르트르 언덕처럼 유럽풍으로 조성된 고풍 가구거리가 있습니다.
서울시와 용산구가 1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재정비한 일종의 특화거리인데, 어찌된 일인지 조성된 지 1년도 안돼 곳곳에 텅 빈 매장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김현 기자가 이유를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해 10월 문을 연 이태원의 앤티크가구거리 입니다.
1970년대부터 있던 가구거리를 서울시와 용산구가 10억 원의 예산을 들여 고풍가구 특화거리로 재정비한 겁니다.
900m까지 펼쳐진 거리에 100여 개 고풍 가구 상점이 밀집해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임대 문의 연락처가 붙은 텅 빈 매장들이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오가는 사람조차 없어 거리엔 적막감마저 감돕니다.
▶ 스탠딩 : 김 현 / 기자
- "가구거리가 정비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이렇게 한 집 건너 한 곳씩 문을 닫는 가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애초 가구거리를 조성하면서 교통체증을 해소한다며 노상 공영주차장 수십 곳을 없애버린 게 문제였습니다.
▶ 인터뷰 : 가구거리 상인
- "가구점 하시는 분들은 전부 다 주차 문제를 꼽죠. 주차장 있었을 때는 차를 댈 수 있었는데, 지금은 바로 (단속)촬영 들어가버리니까…."
장사도 장사지만 특화거리 주변 지역주민들도 주차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조명순 / 서울 보광동
- "주민들이 차를 주차할 곳이 없다니까요. 불평들이 많아요. 차 댈 곳이 없어서 강변에 가서 차를 대고 온다니까."
해당 구청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해당 구청 관계자
- "(상인대표와) 여러 번 회의하고 상생방안을 모색하는 중…. 유엔사 부지를 개발하는데, 공영주차장을 지으면 완전하게 해결이 되지 않을까."
지자체의 미숙한 조성 계획으로 예산만 낭비한 채 상인과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MBN 뉴스 김현입니다. [hk0509@mbn.co.kr]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