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싸게 판다" 속여 19억 챙긴 사기단 검거

유로화를 시세보다 싸게 구입해 환차익을 노릴 수 있다며 투자자를 속여 투자금을 가로챈 국제사기단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13일 서울 강서경찰서는 1유로당 1300원인 환율보다 저렴한 1유로당 1000원에 500유로 지폐를 살 수 있다고 속이고 피해자들로부터 19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불법 외환거래 업자 오 모씨(44) 등 3명을 구속하고 피해자 모집에 가담한 이 모씨(30)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4월 범행을 공모한 오씨 일당은 음식점을 운영하던 피해자 장 모씨(50)와 그의 사촌 형(50)에게 "이탈리아 현지에서 500유로권 지폐를 1유로당 1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며 투자를 권유했다. 1유로당 1300원 수준이던 당시 환율을 감안하면 큰 환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꼬득임에 장씨 형제가 의심하는 눈치를 보이자 이들은 지난 6월 동생 장 씨를 이탈리아 밀라노로 데려가 직접 2만 유로(약 2천600만 원)에 상당하는 500유로권 다발을 보여주기도 했다.
일당은 현지에서 이탈리아인 피의자 3명을 동원해 장씨가 유로화를 감정할 때에는 진짜 화폐를 내줬다가 이후 돈다발을 건네는 과정에서 위폐가 들어있는 돈봉투로 바꿔치기 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은 장 씨가 한국에 머물러있던 사촌 형에게 돈을 건네주라고 얘기했고 이에 외국환 딜러로 위장해 한국에서 대기하고 있던 네덜란드 국적 공범 A씨(27)가 19억원을 받아 챙겼다.
이후 가방 안에 든 500유로 지폐가 위폐임을 알게된 장씨 형제는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피해금을 보관하고 있던 세르비아 국적의 공범 B씨(41·여)을 함께 잡아 구속하고 보관 중이던 피해금 중 일부인 9억6000여만원을 피해자들에게 돌려줬다. 경찰은 출국한 네덜란드인 A씨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이탈리아인 3명에 대해선 현지 경찰에 공조수사를 각각 요청하고 사라진 9억4천만 원의 행방을 쫓고 있다.
[양연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