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에 하나인 검경 수사권 조정 작업이 한창 진행 중입니다.
문 대통령은 수사와 기소가 분리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미국의 형사·사법 전문가들은 우리의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어떤 조언을 했을까요.
김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영장이 안 나옵니다."
"영장 필요 없어, 문 열어."
희대의 사기범을 잡으려는 경찰의 모습을 그린 영화 '마스터'입니다.
증거를 잡기 위해 압수수색을 해야 하지만,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검찰이 반려하자 압색을 강행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렇게 검경간 의견이 맞지 않아 경찰이 수사를 제때 못 하는 경우는 현실에서도 발생합니다.
검찰은 경찰의 수사를 지휘하는데다 영장 청구권도 독점하고 있어 경찰의 독립적인 수사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상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경찰청이 마련한 세미나에서 미국의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주문했습니다.
강력범죄가 많은 미국 쿡 카운티 검찰청의 크리스티나 계 검사는 경찰과 검찰이 동등해지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 인터뷰 : 크리스티나 / 미국 일리노이주 쿡카운티 검찰청 검사
- "검경 협력적인 관계가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균형이 있어야 합니다. 쿡 카운티에선 이런 균형이 잘 잡혀 있기 때문에 강력범죄들을 성공리에 효율적으로 기소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미국 LA에서 26년간 경찰로 일한 론 킴 수사팀장은 검찰과 경찰은 경쟁자가 아닌 '한 팀'이라고 말했습니다.
▶ 인터뷰 : 론 킴 / 미국 LA 경찰국 수사팀장
- "경찰과 검찰은 한팀으로서 목표는 공판에서 승소하기 위해서 팀워크해야하는거죠. 거의 (양측의) '디스커션' 스타일로 가는 거죠."
경찰은 미국의 이런 형사사법체계를 연구해 새로운 수사구조를 만드는데 적용할 방침입니다.
다만, 인권침해 방지나 수사력 강화 등 경찰 구조개혁이 선행되지 않으면 수사권 조정도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적지 않은 만큼, 작업이 진행될수록 논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 beremoth@hanmail.net ]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