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의 교통신호 체계를 점멸신호로 바꾸고서 교통사고 중상자가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에 따라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교차로는 단속 카메라로 점멸신호 통행방법 준수 여부를 단속하거나 점멸신호 운영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야간 점멸신호 교차로 사고실태 및 예방대책'을 16일 발표했습니다.
경찰청은 원활한 도로 소통을 위해 심야시간대 교통량이 많지 않은 지점을 대상으로 점멸신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대전시의 심야시간대(오후 11시∼이튿날 오전 6시) 점멸신호 운영 및 사고현황과 통행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연구소가 대전시에서 야간 교통신호를 점멸신호로 전환하기 전 2년(2010∼2012년)과 후 2년(2013∼2015년)을 비교한 결과 교통사고는 일반신호 시절 74건에서 점멸신호로 전환 후 121건으로 1.6배로 증가했습니다.
중상자 수는 일반신호 때 28명에서 전환 후 60명으로 2.1배로 늘었습니다.
이와 달리 일반신호가 유지된 교차로에서는 사고 건수와 중상자 수는 각각 5% 감소했습니다.
점멸신호로 바뀌고서 신호위반의 비율은 기존 39.3%에서 46.6%로 7.3%포인트(p) 높아지기도 했습니다.
점멸신호 교차로를 통과할 때 통행방법을 준수하는 차량의 비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황색 점멸신호에서는 운전자가 주위를 살피고 서행하면서 통과하고, 적색 점멸신호에서는 일단 정지하고서 주위를 살피고 통과해야 합니다.
특히 적색 점멸신호 통행방법 위반은 신호위반에 해당해 범칙금과 벌점이 부과됩니다.
하지만 황색 점멸신호 통행 준수율은 9%, 적색 점멸신호 통행 준수율은 6%에 그쳤습니다.
점멸신호 교차로를 진입하는 차량의 70%는 과속했다. 평균 주행속도가 제한속도보다 최소 5%에서 최대 55% 높았습니다.
2013∼2015년 대전시 야간 점멸신호 교차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2013년 67건에서 2014년 98건, 2015년 111건으로 연평균 15.5% 증가했습니다.
점멸신호 교차로 사고의 55%가 오후 11시부터 이튿날 오전 1시까지에 발생해 대부분 사고가 자정 전후로 집중됐습니다.
중상자 발생률은 오전 4시가 72.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교통량이 거의 없어 이 시간대에 과속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연구원은 적색 점멸신호 위반은 신호위반에 해당하므로 무인카메라를 설치해 단속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사고위험이 큰 교차로에 대해서는 점멸신
유상용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야간 점멸신호 교차로는 신호대기가 없어 마음대로 지나도 된다는 생각이 사고 발생 위험을 높인다"며 "모든 운전자가 일반신호와 마찬가지로 점멸신호도 공식적인 신호라는 인식을 하고 이를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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