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만 존재했다는 '벌초방학'이 누리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제주도에만 존재했던 방학'이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의 작성자는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제주도만의 특이한 방학이 한때 있었다"며 벌초방학에 대해 설명했다.
벌초방학은 제주도의 오랜 전통인 '벌초문화'에서 비롯된다. 벌초는 성묘를 지내기 전 조상의 묘를 깨끗이 하기 위해 묘에 자란 잡초를 베어내는 일을 의미한다.
이때 제주에서는 음력 8월 1일 전후 일가친척이 한데 모여 조상의 묘를 깎는 '모둠벌초'가 이뤄진다. 모둠벌초는 가지에 관계없이 일가족이 한데 모여 벌초하는 행사로 8촌 이내 친척들과 고조부 묘까지 벌초를 하는 가지벌초와 다른 문중벌초의 성격을 갖는다. 추석 당일 성묘를 지내는 풍습이 없는 제주도에서는 모둠벌초가 오랜만에 만난 친척과 정을 나누고 공동체의 결속을 다질 수 있는 자리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제주에서는 추석 당일 고향을 찾지 않는 것보다 추석 전 벌초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더 큰 불효로 여긴다. '제사를 지내지 않은 건 남이 몰라도 벌초를 하지 않은 건 남이 안다'는 의미의 속담이 전해 내려올 정도다.
이로 인해 과거 제주 지역 학교에서는 매해 음력 8월 1일을 임시공휴일로 정해 학생들이 벌초에 참여해 조상을 모시고 효를 배우도록 권장했다. 실제로 2000년대 온라인상에 "벌초방학을 해서 학교에 가지 않았다"는 제주 지역 학생들의 글이 종종 올라오기도 했다.
그러나 2003년 이전까지만 해도 도내 대부분 학교에서 시행된 벌초방학이 2010년 이후부터는 거의 행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고령화가 심각해지고 핵가족화가 보편화 되면서 제주도의 주요 행사였던 벌초문화도 점차 간소화된 것이다.
제주도 교육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오늘날 제주에서는 직장인들의 편의에 맞춰 벌초를 음력 8월 1일에 하지 않고 주로 8월 1일이 포함된 주말에 한다"며 "이제는 집안마다 벌초를 하는 주와 날짜가 달라졌기 때문에 학교에서 하는 벌초방학이 크게 의미가 없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요즘에는 봉분을 쌓는 대신 화장을 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어 성묘나 벌초의 의미가 퇴
한편 온라인상에서 벌초방학이 언급되자 누리꾼들은 "벌초방학이라는 말 자체를 처음 들어본다" "제주도 사는데 초등학생 때까지 있었던 것 같다" "제주도에는 감귤방학도 있다더라" 등 다양한 반응을 내비쳤다.
[디지털뉴스국 이유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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