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인간과 유사한 휴머노이드(인간을 닮은 로봇)가 대중화하기 시작하면서 생기는 이야기를 다룬 영국 드라마 휴먼스. 드라마에서 인공지능 로봇들은 사람들이 귀찮아하는 일을 대신 해준다.
드라마에서 어느날 한 남자는 최신 가정용 인공지능 로봇 '아니카'를 집으로 데려 온다. 바쁜 아내의 역할을 대신하기 위해서다. 아니카는 아름다우며 청소를 잘하고 아침 식사를 풍족하게 차릴 줄 안다. 갑자기 집으로 온 아니카를 보며 아내 로라는 당황스러우면서도 그동안 가정 일을 잘 챙기지 못한 자신이 대체되는 느낌이다.
아니카가 온 후 남편과 아이들은 만족해한다. 풍족한 아침 식사로 아이들은 즐거워하고 늘 정돈된 집은 아늑함을 선사한다.
딸아이는 아니카가 읽어주는 책에 푹 빠진다. 이를 본 로라는 "책은 원래 엄마가 읽어주던 거야"라며 엄마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아니카를 밀어내려 한다. 하지만 아이는 "아니카는 서둘러 읽지 않아"라며 "엄마가 읽어 주는 게 싫다"고 말한다. 로라는 자신이 대체되는 기분에 마음이 불편하다.
요리부터 청소, 아이 돌보기까지 가정 일을 대신해 주는 로봇이 있다면 우리의 삶은 늘 여유가 넘치고 행복할까. 바쁜 남편이나 아내의 빈 자리를 대신해 로봇이 마음의 위로까지 준다면 그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이 가까운 미래에 인간의 모든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면 우리는 더 이상 힘들게 일하지 않아서 마냥 좋을까.
지난해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결을 계기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가운데 인공지능을 소재로 한 드라마도 주목받고 있다. 드라마는 인공지능 로봇이 가정에서나 직장에서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 때 '인간의 삶이 더 행복해질 수 있을지' 화두를 던진다.
그렇다면 우리 주변의 20·30들은 인공지능 로봇의 출현으로 힘든 일에서 벗어날 수 있고 때론 가정에서 남편이나 아내의 역할로부터 자유로워질 때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에 더 가까워질 수 있을지, 아니면 인간이 설 자리가 사라지면서 인공지능의 습격으로 받아들일지 의견을 들어봤다.
정 모씨(38)는 "인공지능의 확산이 인간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확신했다. 정씨는 "입시나 취업, 승진과 같은 치열한 경쟁에서 벗어나 인간이 추구할 수 있는 행복한 것들을 찾아갈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라고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했다.
이 모씨(27)는 "인간이 현재보다는 좀 더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우리가 다른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많아진다면 바쁜 일상에 치여 잊고 살아왔던 소중한 것들을 찾고 삶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30대 김 모씨는 "인공지능 로봇의 출현과 상관없이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은 결국 인간과의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씨는 "인공지능이 발달로 인간의 역할이 대체되더라도 삶의 행복은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취업준비생 전 모씨(28)는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특히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등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반대로 인간이 더 이상 일자리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기 보다는 다른 무엇인가에 집중할 수 있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 모씨(30)는 "우리의 설 자리가 없어질 것 같다"며 "창조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일부 사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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