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과로와 졸음운전으로 인한 버스 사고는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서울 남부터미널이 수익성을 이유로 수십 년 동안 운영해온 버스기사들의 숙소를 모두 없애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추성남 기자입니다.
【 기자 】
운행을 앞둔 고속버스 기사가 버스 안 의자에서 잠을 청합니다.
공회전은 안 되니 에어컨도 켤 수 없습니다.
▶ 인터뷰 : 고속버스 기사
- "저 혼자만 다니는 게 아니라 승객분들 태우고 다니기 때문에 아무래도 특히 졸음 같은 거 힘들죠."
175대의 버스가 오가는 서울 남부터미널의 기사들이 이처럼 쪽잠을 자게 된 건 지난해 말부터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곳엔 잠을 잘 수 있는 방이 21개나 있었지만 모두 없앴습니다.
터미널 관리업체가 돈벌이를 위해 상가를 유치하기로 한데 따른 겁니다.
▶ 인터뷰(☎) : 엔티산업 관계자
- "사무실 자리에 저희가 상가로 용도변경을 완료했어요."
눈총을 의식해 새로 만든 공동 휴게실은 비좁고, 그러다 보니 숙소가 있을 때 쓰던 샤워실은 쓸 일이 없어 녹물이 나옵니다.
▶ 인터뷰 : 고속버스 기사
- "쉬는 시간이 있다 해도 공간이 좋지 않다 보니까 상당히 피곤한 게 많이 있습니다."
승객들은 터미널의 조치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탑승객
- "타는 사람도 불안하죠. 요즘 뉴스에서 사고 소식이 많이 나오기도 하고, 탈 때마다 기사님 조는 거 아닌가 보게 되거든요."
버스기사들의 졸음과 과로 운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버스터미널이 앞장서서 기사들의 안전 운전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추성남입니다.
영상취재: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이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