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지자체가 마려한 시니어 채용 행사 참가자들이 채용 기업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사진 제공: 디지털뉴스국 강영국 기자]
부모가 은퇴 후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준비가 안 돼 있으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자녀에게 돌아간다. 은퇴한 부모가 자녀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 중 하나가 경제적 자립이라고도 하는데, 자녀 뒷바라지하느라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부모세대가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때 부모나 자녀의 고민이 시작된다. 반대로 성인이 된 자녀가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기반을 잡지 못해 부모가 한 없이 책임지는 경우도 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전국의 20대 530명을 대상으로 '부모와의 관계와 효에 대한 인식'을 주제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부모의 노후를 자식이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은 강하지 않았다. 설문에서 20대의 52.3%는 '부모의 노후 부양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고 답했고 '부모의 노후 부양을 위해 노력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무려 72.6%에 달했다. 하지만 부모와 자녀, 사회 등 각 주체별로 '노후 부양책임 비율이 얼마여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부모 스스로의 책임 비율이 38.9%로 가장 높게 나왔다. 20대 본인의 부양책임 비율은 32.8%, 사회와 국가의 책임 비율은 28.3%로 각각 집계됐다. 요약하자면 젊은 세대들은 자식이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데 공감하지만 실제 책임지기는 부담스럽다는 결과다.
그렇다면 우리주변의 20·30들은 경제적으로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부모님이 있다면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할까.
이 모씨(27)는 "성인이 되기 전까지 부모님께서 물심양면 지원해 주시고 학비 등 모든 것을 책임져 주셨다"면서 "부모님이 은퇴 후 경제적으로 어려우시다면 보답을 해드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씨는 "부모님의 경제적 상황에 따라 다르겠으나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하는지는 솔직히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30대 김 모씨는 "계산적으로 보이겠지만 부모님께 얼마나 (경제적 지원 등을) 받았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부모가 자녀에게 소위 '몰빵'해 노후가 준비되지 않은 경우 자녀 또한 책임감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며 "자녀가 경제적인 능력을 갖췄을 때 최대한 성의를 다해 부모를 모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어 "부모가 자녀에 대해 아무런 지원을 해주지 않고 부양 등 자녀로서의 의무만을 요구하는 상황이라면 그동안 생활비에 대한 소정의 용돈 정도면 부양 의무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런 20·30들의 생각과 달리 대한은퇴자협회가 20~70대 총 317명을 대상으로 상속과 자녀관계, 부모 부양, 젊은이들이 바라보는 노년층의 이미지 등 다양한 주
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는 60대 이상 응답자의 79%가 "자녀에게 부양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노후준비가 부족하다면 어디서 채우겠느냐'는 질문에서도 이들은 74%가 "스스로 해결하겠다"고 응답해 부모세대는 노년이 돼서도 자녀 걱정이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