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신축 오피스텔이 마치 '피사의 사탑'처럼 한쪽으로 기울어졌습니다.
올 2월 사용승인이 난 건물이지만 혹시나 무너질까 입주민들은 최근 모두 이주한 상태인데요.
알고 보니 건물이 들어선 곳 지하에는 17미터 아래까지 펄이 있었지만, 비용때문에 2미터 정도만 땅을 파고 집을 지은 겁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9층짜리 신축 오피스텔이 삐딱하게 기울고 있다는 게 감지된 건 지난 14일입니다.
집안으로 들어가니 보이는 것 이상으로 상황이 심각합니다.
미닫이문은 닫아도 자동으로 열리고, 방바닥에 눕혀놓은 물병은 떼굴떼굴 굴러다닙니다.
수직으로 봤을 때 건물 꼭대기가 정 위치에서 45cm 정도 이동한 건데, 옆 건물과 비교하면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현재 입주민들은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모두 집을 비운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인근 주민들이 더욱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오피스텔 인근 주민
- "요즘에 싱크홀도 많고 그렇잖아요. 그런데다가 너무 무리하게 짓는 거 같기도 하고, 무섭기는 하죠."
원인은 연약한 지반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지하 17m 아래까지 펄인데도, 이를 다 걷어내지 않고 신공법으로 2m 정도만 땅을 파서 집을 지은 겁니다.
▶ 인터뷰 : 시공사 대표
- "그 밑에까지 (파 들어) 가면 구조적으로도 금전적으로 많이 돈이 들고 하니까…. (옆 공사장에서) 지하에 물을 빼다 보니까 침하과정이 생겼던 거 같습니다."
뒤늦게 17m 아래까지 구멍을 뚫어 콘크리트 타설을 하고 있는 시공사 측은 붕괴 위험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정작 올해 2월 건물 사용 승인을 내준 담당구청은 최근까지도 제대로 된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해 더 큰 비난을 사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전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