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건 핵심으로 꼽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의 뇌물공여 혐의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78·고등고시 12회)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혐의 항소심이 이번주 나란히 첫 준비절차에 들어간다.
24일 서울고법에 따르면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는 28일 오전 10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 대한 뇌물공여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심리에 앞서 쟁점과 입증계획을 정리하는 절차로, 피고인이 직접 출석할 의무는 없다. 본격적인 항소심 재판은 준비기일을 몇 차례 거친 뒤 10월 중 시작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 측은 1심이 인정한 △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작업 △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묵시적 청탁 △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뇌물 범행 공모 등을 전면 부인하는 입장이다. 1심에 이어 변론을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은 수백쪽에 달하는 항소이유서에 더해 항소이유보충서도 3건을 연달아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하며 무죄 주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반면 박영수 특별검사팀도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204억원이 뇌물로 인정되지 않은 부분 등에 대해 "1심 재판부가 사실관계와 법리를 오인했고 형량도 너무 가볍다"는 입장이다. 앞서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한편 형사3부(부장판사 조영철)도 26일 오전 10시30분 김 전 실장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혐의(직권남용) 등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함께 기소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과 별도로 김 전 실장에 대해서만 진행한다.
이에 김 전 실장 측이 항소이유서를 특검법이 정한 기한보다 늦게 제출한 데 대한 입장을 재판부가 먼저 밝힐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형사소송법상 항소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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