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안전공사 합격권 여성 7명 낙방…"여자라서 탈락"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최근 직원 채용과정에서 합격권에 들었던 여성 지원자 7명을 여성이라는 이유로 대거 탈락시킨 것이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청주지검 충주지청은 27일 박기동 전 가스안전공사 사장을 채용비리와 금품수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박 전 사장의 평소 여성에 대한 편견이 채용 과정 전반에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판단했다.
박 전 사장은 평소 공사 직원이나 지인들에게 '여자는 출산과 육아휴직으로 인해 업무 연속성이 단절될 수 있으니 (채용 과정의 점수를) 조정해 탈락시켜야 한다'는 말을 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양성평등 채용목표제 등을 통해 특정 성비가 합격자의 70%를 넘지 않도록 하는 기준이 있지만, 가스안전공사의 경우 직원 1341명 중 여성이 15%(199명)에 불과했다.
검찰은 박 전 사장이 압력을 넣어 채용 면접 과정에서 고득점을 받은 여성 지원자들의 면접 순위를 임의로 바꾸는 방법으로 합격권에 들었던 여성 7명이 탈락시킨 것으로 봤다.
검찰 관계자는 "군필자와 지방대 지원자들은 전형 단계에서 가산점이 부여됐는데도 여성 배제 방침에 따라 이중 특혜를 받아 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해당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자격증과 경력이 있는 여성지원자는 애초 면접 순위에서 2위였으나 8위로 변경돼 채용되지 못했다. 또 다른 여성 지원자의 경우 230개 지점을 보유한 세계적인 가스 도관 업체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음에도 영문 이름 중 'Crane'을 크레인으로 이해,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탈락시켰다.
이에 검찰은 여성 응시자에 대해서는 인사 자료를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은 채 면접 평가표만 보고 자의적으로 순위를 변경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성에 대한 몰이해와 편견 때문에 국내 대표 공기업이 임의로 여성 응시자를 채용에서 탈락시킨 최초의 사례"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엄하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