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고위 간부가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 추선희 사무총장을 직접 만나 특별관리를 해온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국정원 간부가 신분 노출의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행동에 나선 배경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혁근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달 말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이 민병주 전 국가정보원 심리전단장에 대해 언급합니다.
▶ 인터뷰 : 추선희 / 어버이연합 사무총장 (지난달 22일)
- "민병주 씨 사진보고 국정원 직원이란 걸 아셨다는 건가요?"
- "처음에는 긴가민가했어요. 이상하다 저 사람 본 사람 인 거 같은데. 그러다 나중에 깜짝 놀란 거죠."
어버이연합에 후원금을 대준 '김 사장'이라는 인물이 민병주 전 단장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알았다는 겁니다.
민 전 단장은 사이버 외곽팀 운영과 관련해 수십억대 국고 손실 혐의로 구속됐는데, 최근 검찰 조사에서 추 총장과 직접 접촉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추 총장은 민 전 단장을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국정원의 지시를 받고 관제 시위에 나선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당시 국정원 고위직이었던 민 전 단장이 신분이 노출될 수 있음에도 추 총장을 직접 만난 것은 흔치 않은 일입니다.
검찰은 두 사람의 이례적인 만남에 주목하고, 만남의 목적과 둘 사이 오고 간 대화의 내용을 밝히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이혁근 / 기자
- "검찰은 민병주 전 단장의 적극적인 행동 자체가 당시 국가정보원과 어버이연합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단서라고 보고 수사 범위를 넓힐 계획입니다."
MBN뉴스 이혁근입니다. [ root@mbn.co.kr ]
영상취재 : 박상곤·양현철 기자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