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에 그동안 보지 못했던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고 계실 텐데요.
같은 시간, 다른 한편에서는 너무나 쓸쓸한 생을 살다 가는 이웃들도 있습니다.
이병주 기자가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현장을 따라가 봤습니다.
【 기자 】
승합차에 실려온 관이 화장장 안으로 들어갑니다.
영정사진은커녕 유가족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남편과 헤어지고 줄곧 혼자 살아온 86살 할머니의 마지막 가는 길입니다.
서울시와 연계된 장례지원단체와 생전 다니던 성당 지인들이 화장장 한켠 임시 빈소에서 예를 갖출 뿐입니다.
▶ 인터뷰 : 김경일 / 무연고 사망자 지인
- "보호자가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무연고인 분은 돌아가셔도 혈연관계가 아니니까 (장례식이) 가능하지가 않다고 하더라고요."
화장을 마친 뒤 시에서 관리하는 납골당에 안치되는 것으로 단출한 장례식도 끝이 납니다.
▶ 스탠딩 : 이병주 / 기자
- "그나마도 혹시 가족이 찾아올까, 정식으로 매장되지 못하고, 10년 동안만 임시로 이곳에 머물게 됩니다."
가족이 없거나, 있어도 시신 인수를 포기한 만큼, 명절에도 추모객들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연고가 없는 사망자는 꾸준히 늘어 5년 새 2배로 증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는 겨울철뿐 아니라 명절처럼 주변의 관심이 낮아지는 시기도 위험하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부용구 / 장례지원단체 '나눔과나눔'
- "아무도 오지 않는 시간이 명절이라고 얘기하세요. 평소에는 지원이 있지만 명절 때는 가족들을 찾아서 가기 때문에…."
유난히도 긴 이번 추석 연휴, 죽음까지도 쓸쓸한 무연고자들은 오늘도 찾아오지 않는 가족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 freibj@mbn.co.kr ]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