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식자재'마트…골목상권 또 다른 '공룡'

【 앵커멘트 】
요즘 '식자재 마트'라고 사실상 대형마트와 거의 비슷한 새로운 유형의 마트가 곳곳에서 속속 들어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형마트는 지역상권 보호한다고 한 달에 두 번은 반드시 쉬어야 하는데, 법의 사각지대인 식자재 마트는 쉬는 날이 없습니다.
동네 마트 상인들은 죽을 맛인 거죠.
노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빼곡한 주차장으로 들어가려는 차들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요즘 유행처럼 번지는 식자재 마트입니다.

매장으로 들어가니 말만 식자재 마트이지,

냄비, 보온병, 화장지에 섬유 탈취제까지 식자재가 아닌 제품이 더 많습니다.

▶ 인터뷰 : 매장 직원
"간판이 식자재라서 식자재만 파는 줄 알았는데요."
"아녜요. 다른 것도 다 팔아요."

큼직하게 구획을 나눈 매장과 수십 명의 직원들까지, 대기업 대형마트와 분간이 안 됩니다.

이곳의 부지면적은 무려 1만 ㎡, 1만2천 ㎡인 근처 대형마트와 크기로 봐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한 달에 두 번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영업을 못 하는 대형마트와 달리 식자재 마트는 연중무휴, 영업시간도 대부분 24시간입니다.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현행법과 각 지자체의 조례는 대형마트의 입점이나 영업일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제한이란 게 점포가 얼마나 크냐가 아니라, 운영자가 이마트, 홈플러스 등의 대기업이냐 아니냐를 기준으로 한다는 겁니다."

운영자가 유통법 상 대기업이 아니면, 규모가 아무리 커도 아무 제한이 없는 겁니다.

▶ 인터뷰(☎) : 인천시 관계자
- "전반적으로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된 지 오래돼서…. 식자재 마트가 그 안에(규제대상에) 포함되느냐가…."

전국적으로 대기업이 운영하지 않는 이런 식자재 마트 등의 중형 마트는 지난 2010년 2만 곳에서 5년 새 5만 곳으로 늘었고, 올해에는 6만 곳을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인터뷰 : 골목 소매점 주인
- "저런 게(중형 마트) 생기니까 이런 소규모 상점은 다 죽으니까 실업자는 더 늘어나고…."

법의 사각지대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중형 마트들의 골목상권 장악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 [ todif77@mbn.co.kr ]

영상취재 : 문진웅 기자
영상편집 : 전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