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등학교 상당수가 저녁급식을 중단하면서 학생들이 거리에 나와 컵라면 등으로 끼니를 때우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경기도 교육청이 사실상 저녁급식을 중단시킨 건데, 야간자율학습을 못하게 하려는 꼼수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윤길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저녁 시간,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몰려나옵니다.
이들이 향한 곳은 인근 편의점, 컵라면으로 저녁을 때우는 겁니다.
야간자율학습시간에 제공되던 저녁급식이 중단되면서 벌어진 현상입니다.
▶ 인터뷰 : 고등학생
- "나가서 사비로 먹고 하는 게 귀찮기도 하고요. 만날 자극적인 걸 먹다 보니까 건강도…."
도시락을 싸주는 학부모들도 있지만, 상당수 맞벌이 가정에서는 이마저도 어렵습니다.
▶ 인터뷰 : 김정선 / 학부모
- "도시락을 싸들고 아이를 학교 앞에서 밥을 먹이고 들어가게 하는 엄마들도 있더라고요. 그건 전업주부 얘기죠. 절대로, 일하는 분들은…."
경기도 교육청이 올해 초 저녁급식을 제공하는 고등학교를 위생관리 취약학교로 분류해 특별 관리한다는 지침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중식 외에 급식을 더 제공할수록 식중독 등 위생사고가 많이 발생한다는 논리입니다.
▶ 스탠딩 : 윤길환 / 기자
「- "도 교육청의 지침 이후 현재 경기도 고교 470곳 가운데 160여 곳만 저녁급식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보다 무려 240여 학교가 줄어든 결과입니다."」
「전국의 고교 96%에서 저녁급식을 시행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사실상 야간자율학습을 못 하게 하려는 경기도 교육청의 꼼수라는 지적이지만, 실제로는 야간자율학습은 하고 저녁급식만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 인터뷰 : 전희경 / 자유한국당 의원
- "학력저하 우려와 학부모와 학생들의 요청에 의해 야간자율학습은 하되 교육감 눈치를 보느라고 저녁급식은 하지 못하는 이율배반적인…."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지만, 경기도 교육청은 저녁급식은 학교가 자율로 정하는 사안이라며 기존 방침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MBN뉴스 윤길환입니다.
영상취재 : 김정훈 기자
이준희·서철민 VJ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