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보고받은 원장 "기다려라", 뒤늦게 병원행…부모 "화상 악화시켰다"
어린이집 관리소홀로 19개월 된 아이가 스팀 청소기에 2, 3도의 심한 화상을 입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원장은 뒤늦게 인근 병원으로 A군을 데리고 가는 등 사고 후 어린이집의 대처도 소흘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31일 김해서부경찰서와 아이 부모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4시 20분께 김해 시내 모 어린이집 방에서 교사가 스팀 청소기로 청소를 하던 중 자리를 비운 사이 19개월 된 A군이 청소기를 발로 밟아 2, 3도 화상을 당했습니다.
사고 당시 A군은 거실에 있다가 열린 방 안으로 들어가 호기심에 청소기를 발로 밟은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습니다.
스팀 청소기는 전원이 켜진 상태였습니다.
A군이 사고 당시 바로 발을 피하지 못한 채 심하게 울자 뒤늦게 교사가 발견했습니다.
영유아 보육법에는 화기 등은 영유아의 손에 닿지 않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큰 어린이집 청소 때 별도의 교사가 아이들을 따로 모아놓고 돌보며 관리하게 돼 있지만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사고 후 어린이집의 대처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해당 교사는 즉시 119에 신고하지 않고 밖에서 차량을 운행 중이던 원장에게 먼저 상황을 알렸습니다.
원장은 자신이 어린이집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라고 전한 뒤 뒤늦게 인근 병원으로 A군을 데리고 가 치료를 받게 했습니다.
어린이집 측은 A군 부모에게 병원 치료 과정에서 연락했다. 사고가 난 뒤 40여분이 지난 후였습니다.
A군 부모는 "사고 후 곧바로 119 구급대를 불러 화상 전문 치료병원에 가지 않고 뒤늦게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붕대를 감아놓고 큰 상처가 아니라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부모는 "상태가 심각한 것을 인식하고 사흘 후에야 화상 전문 치료병원으로 옮겼다"며 "붕대를 풀어 확인하니 2도, 3도 화상을 당했다고 해 참담했다"고 말했습니다.
A군은 전치 6주 진단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부모는 "퇴원을 하더라도 1년 이상 통원치료가 필요하고 성장하면서 운동장애가 발생해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가슴을 쳤습니다.
부모는 사고를 야기한 어린이집 원장과 해당 교사를 지난 20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이 어린이집 원장은 "사고 당시 육안으로는 화상이 깊지 않아 일단 자체 응급조치를 취한
원장은 "관리소홀로 사고가 발생한 것은 안타깝고, 분명히 잘못했다"며 "화상 치료에 필요한 병원비는 물론 적정한 보상금을 지불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지난 23일 피해자 조사를 했으며, 조만간 어린이집 원장과 해당 교사를 불러 조사를 벌일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