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들이 자신의 신체 사이즈를 흔히 하듯 '34-24-36' 같은 게 아닌, '3114-2202-81'과 같이 소개한 겁니다.
어제 열린 미스페루 선발대회 얘긴데, 무슨 뜻일까요?
'3114'는 2014년까지 인신매매를 당한 여성의 숩니다. '2202'는 지난 9년간 살해된 여성 수,
'81'은 5살 미만의 여아 폭력은 81%가 친인척에 의해 가해진다는 뜻입니다.
성 상품화를 조장한다던 미인대회에서 되려 여성 문제를 고발한 건데, 심사위원들 역시 '법을 바꿀 수 있다면 성범죄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등 기존 미인대회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질문들을 했습니다. 페루에서는 작년 한 해에만 6천 명의 여성이 가정폭력과 성폭력을 당했거든요.
우리는 얼마나 나을까요.
2015년만 봐도 강력범죄 3만 건 중 90%인 2만8천 건, 하루에 여성 75명이 성범죄·폭행·살해를 당했습니다. 그런데, 그 대책이 기껏해야 지자체에서 하는 안심귀가 서비스 정도가 다지요.
강남역 여대생 살인이나 이영학 사건 같이 사회의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 해마다 일어남에도 말입니다.
지금 세계에선 내가 당한 성폭행·성추행을 알리는 '미 투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각종 성폭력을 당했던 여성들이 공개적으로 증언하고 있는 겁니다.
성범죄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보다 피해자가 수치심을 느껴 숨기는 게 일반적입니다. 때문에 제2·제3의 희생을 낳기도 했죠.
여성들이 용기를 냈으니 이젠 우리 남성들이, 우리 사회가 답을 해야 합니다.
적폐청산이니 신 적폐니 같은 남 탓 정치 말고 처벌이 두려워서라도 죄를 짓지 않는 제대로 된 사회, 국민을 위한 법 좀 만들어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