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폰으로 7만 여개의 불법 네이버 계정을 만들어 판매한 일당과 이렇게 만든 ID로 '가짜 후기'를 올려 입소문 마케팅에 악용한 업체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9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이 모 씨(30) 등 3명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 씨 등은 포털사이트 계정 생성에 필요한 대포폰을 동원해 7만여 개 네이버 ID(계정)를 생성한 뒤 83곳에 달하는 온라인 홍보업체에 개당 2000~5000원을 받고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 등에게 구매한 ID로 조직적인 가짜 사용 후기를 올린 성형외과 원장 김 모씨(42) 등 22개 업체 관계자 45명도 정보통신망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네이버 ID 판매상 이 씨는 2015년 11월부터 1년가량 대포폰 130대를 동원해 불법 계정을 만들어 팔아 2억6000만원을 챙겼다. 알뜰폰 대리점주 전 모 씨(34)가 10개월 간 모두 1만 8344차례에 걸쳐 번호변경에 나서면서 불법 계정은 우후죽순 늘어났다. 이렇게 만들어진 ID를 온라인 홍보대행사 업체들은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사들였다. 4만개의 계정을 1억원에 사들여 허위광고에 악용한 광고업체(일명 '바이럴 마케팅 업체')도 있었다. 이들은 구매한 ID로 7개월 간 허위
불법 광고를 의뢰한 성형외과 등 광고주도 무더기로 적발됐다. 부산의 한 성형외과 원장 김 모 씨(42)는 ID 270개를 사들인 뒤 홍보 전담 직원까지 고용해 3개월간 가짜 성형 후기 130여건을 작성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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