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동물병원이 대학원생 수의사들을 상대로 열정페이를 강요하고 있다는 의혹을 지난주 전해 드렸는데요.
당시 병원 측은 대학원생 수의사들이 진료를 보조하는 실습을 하고 있는 만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반박할 수 있는 내부 문서를 MBN이 입수했습니다.
손기준·안병욱 기자가 연속보도합니다.
【 기자 】
MBN이 입수한 건국대학교 동물병원의 내부 문서입니다.
동물병원 소속 71명의 수의사 중 45명이 대학원생 수의사인데 이들이 당직까지 서고 있는 게 확인됩니다.
이들은 매출에도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었는데 동물병원의 9·10월 매출표에는 매출의 약 46.5%를 대학원생 수의사들이 담당했던 것으로 적혀 있습니다.
대학원생 수의사들이 담당 교수의 현장감독 없이 동물을 진료하는 사진도 있습니다.
보조 역할과 실습을 넘어 실질적 진료 업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봐도 무방한 대목입니다.
현재 고용노동부가 실태조사에 들어간 상황이지만, MBN이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자 국회에서도 조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한정애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 "실습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광대한 범위의 책임을 지고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조사확대가 불가피하고…."
▶ 스탠딩 : 손기준 / 기자
- "이런 가운데 학교 측과 동물병원장은 여전히 대학원생 수의사들이 노동이 아닌 실습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안병욱 / 기자
- "한편, 동물병원장이 부당해고를 하고 특혜채용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2년 동안 건대 동물병원에서 계약직 수의사로 근무했던 한 여성.
이 여성은 지난 9월 초, 근무상 결격사유가 없었는데도 동물병원장과 학교 측이 일방적으로 계약만료를 통보했다고 주장합니다.
▶ 인터뷰 : 건대 동물병원 전 수의사
- "이렇게 일방적으로 타의에 의해서 계약기간이 종료되고 재계약 안 한다는 통보를 받은 건 처음…"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접수됐는데, 해당 동물병원장은 사실 관계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을 피했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건국대 동물병원장
- "지금 절차 진행 중이니깐 제가 말씀드릴 게 없어요."
김 모 원장이 지난 8월부임하면서 특정 수의사들을 특혜 채용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본래 동물병원 내규에 따르면, 공채를 통해 진료진을 뽑아야 하지만 해당 시기에 별도의 채용 공채는 없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들은 김 모 원장 그리고 김 원장과 친분이 있는 교수와 사제관계인 점이 확인됐습니다.
김 모 원장은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처음 들어보는 일"이라고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MBN뉴스 안병욱입니다.
영상취재 : 박세준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