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임신 40대 연예기획사 대표 '무죄', 그루밍 수법은?

여중생을 임신시킨 40대 연예기획사 대표가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대법원은 9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된 조모(49) 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1심과 2심은 각각 징역 12년과 9년의 실형을 선고했지만, 여중생이 평소 대표에게 친밀한 표현을 담은 메시지를 보냈고 계속 만남을 이어간 것, 피해자가 겁을 먹지 않았다는 것을 토대로 "서로 사랑한 사이였다"는 조씨의 주장을 들어줬습니다.

연예기획사를 운영한 조 씨는 2011년 자신의 아들이 입원한 병원에서 당시 아들보다 두 살 어린 15세 피해자를 처음 만났습니다. 조 씨는 당시 피해 여중생에게 '연예인을 시켜주겠다'고 접근해 수차례 성관계를 맺었습니다.

해당 사건은 성적 유혹의 의도를 갖고 피해자에게 접근해 신뢰관계를 쌓은 뒤 피해자가 성적 가해 행동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길들이는 행위인 '그루밍(Grooming)' 수법이라는 점에서 법조계와 아동청소년 보호단체를 통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그루밍 수법을 쓰는 가해자들은 아이들의 취미나 관심사, 외로움, 빈곤 등의 취약점을 파악해 피해자를 선정합니다. 이후 선물 주거나 취미를 공유하면서 친분을 쌓는 과정을 통해 아이가 가해자에게 의존하도록 길들인 뒤, 이 관계를 성적인 관계로 이어갑니다.

'너를 사랑해서, 안마를 해서'라는 식의 말로 성적인 관계를 맺고, 이후 피해자가 관계를 피하려고 하면 통제를 강화하거나 협박하면서 관계를 유지해 나갑니다.

한편, 이 사건은 2015년 1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은별이 사건'으로 방송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