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굴서 40대女 토막시신 용의자는 음독사망…무슨 일 있었나
지난 11일 충북 보은의 한 토굴에서 40대 여성의 시신이 토막난 채 발견된 것과 관련, 누구의 소행이고 무엇 때문에 이런 잔혹한 범행이 저질러졌는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력 용의자로 지목돼 경찰 조사를 받던 6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이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피해자와 용의자가 모두 사망해 범행 동기 등은 여러 의문을 남긴 채 사건이 마무리될 수도 있습니다.
지난 11일 오후 3시께 충북 보은군 내북면의 한 토굴에서 A(47·여·청주시 상당구)씨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발견 당시 시신은 토막 나 마대자루 3개에 나뉘어 담긴 채 흙으로 덮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이 A씨 수색에 나선 것은 6일 전입니다.
A씨의 한 지인이 지난 5일 "연락이 안 된다"며 청주 상당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하면서입니다.
A씨의 행적을 확인하던 경찰은 그의 집 근처 폐쇄회로(CCTV) 화면에서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냈습니다. 지난 2일 오후 9시께 A씨와 남자친구인 B(65)씨가 함께 집을 나섰고, 얼마 뒤 B씨만 돌아오는 모습이 담긴 것입니다.
경찰은 지난 6일 B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나흘 전의 행적을 캐물었습니다.
그는 "A씨가 (나와)다투고 나갔는데, 어디로 갔는지는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B씨의 진술이 석연치 않다고 판단, 다음 날 다시 불러 추가 조사를 할 방침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B씨와 연락이 두절됐습니다. 그의 집을 찾아간 경찰은 독극물을 마시고 신음하는 B씨를 발견했습니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지난 10일 오후 4시 22분께 결국 숨졌습니다.
B씨는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습니다. 하지만 A씨 피살 사건의 단서가 될만 한 내용은 유서에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물론 유서에 의심스러운 구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들에게 한 말이 진짜였으면 좋겠다'거나 '형사들에게 미안하다'라고 적혀 있었는데, 참고인 조사 때 거짓진술을 했음을 실토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정황상 B씨를 유력 용의자로 본 경찰은 최근 그가 보은군 내북면의 폐탄광 일대를 다녀갔다는 사실을 확인, 집중 수색해 A씨의 시신을 찾아냈습니다.
이곳은 B씨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 마을입니다.
폐탄광 주변에는 A씨의 시신이 발견된 것과 같은 토굴이 여럿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모든 단서와 정황상 B씨의 범행이 유력해 보이지만,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경찰은 수사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의 시신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단서를 찾기 위해 A씨와 B씨의 집을 샅샅이 살피고 있습니다. 또 주변인 등을 상대로 사건 경위를 집중 조사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B씨가 A씨를 살해한 흔적이 발견되더라도 범행 동기를 명확히 밝히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현재로써는 장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와 유력 용의자가 모두 숨져 사건 규명을 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탐문 수사를 통해 경위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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