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에서 지난 15일 발생한 규모 5.4 지진의 여파로 16일로 예정된 '2018 대학수학능력시험'을 7일 뒤인 23일로 연장한다는 발표가 나자 학원가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16일 사교육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이나 대치에 있는 유명 학원들은 갑작스러운 수능 연기에도 재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몇몇 입시학원은 수능에 맞춰 마감되는 인터넷 강의를 수능일인 23일까지 무료로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대성마이백은 16일부터 7일간 '수능 전 강좌'를 모든 수험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투스 교육 또한 홈페이지에서 모든 수험생에게 모의고사 시험지 4회분을 공개하기로 했다. 남은 1주일간 새로운 강의를 결제하거나 문제집을 사기 부담스러운 수험생들에게 무료로 실력점검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어 '지진패스'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반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EBS에서 '지진특강'이 나왔다는 소문이 떠돌았으나 이는 합성된 사진으로 사실무근인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 메가스터디 오프라인 학원은 이날 학생들의 질의응답을 위해 강사진을 긴급 배치했다. 학원 측에 따르면 수능이 예정됐던 이날 80~90%의 수강생들이 등원해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 학원 관계자는 "별다른 단기 특강을 계획하기보다 자율학습을 중심으로 질의응답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며 "이 기간에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기보다 알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23일로 미뤄진 수능날짜가 이후 각 대학의 입학 전형일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번 주말에 예정된 논술고사가 줄줄이 연기될 확률이 높아져 학원업계는 물론 학생들과 학부모들도 긴장상태다.
재수생 윤 모군(19·남)은 "수능 끝나고 학원을 나갈 생각에 싸뒀던 짐도 풀고 버렸던 책도 다시 찾아왔다"며 "당장 이번 주말에 논술 시험이 있는데 예정대로 진행되는 건지 모르겠다"며 혼란스러운 기색을 보였다.
수능일정에 맞춰 대규모 입시설명회를 준비했던 일부 학원들도 '멘붕'에 빠졌다. 종로와 대성 등 대형입시학원들은 수능 직후에 열릴 예정이었던 대규모 입시설명회를 취소했다. 논술과 대학전형 일정 등이 겹치면서 대규모의 인원을 수용할 장소를 새로 찾는 것도 만만치
한편 교육부에서는 이날 오후 2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논술과 면접 등 향후 대입 수시모집 전형 일정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디지털뉴스국 윤해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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