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 27일 재개

변호인단 총사퇴로 중단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기소)의 재판이 오는 27일 재개된다. 구속영장 추가발부에 반발해 지난달 16일 박 전 대통령과 변호인단이 '재판 보이콧'을 선언한지 42일만이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오는 27일과 28일 각각 오전 10시에 박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혐의 등 88~89회 공판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27일과 28일 이틀간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27일에는 손경식 CJ그룹회장(78)과 조원동 전 대통령 경제수석(61)이 증인으로 나온다. 다음날에는 안종범 전 대통령 경제수석(58·구속기소)의 보좌관인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과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55)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앞서 유영하 변호사(55·사법연수원24기) 등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지난달 16일 법정에서 전원 사임의사를 밝혔다. 재판부가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한 데 따른 항의 표시였다. 이날 박 전 대통령도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이다"며 "정치적 외풍과 여론의 압력에도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라는 믿음이 더는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후 재판부는 지난달 25일 박 전 대통령 변호를 맡을 국선변호인 5명을 선정했다. 이들은 지난 6일 검찰에서 12만 쪽에 달하는 사건 기록을 넘겨받아 재판 준비를 해왔다. 재판부가 박 전 대통령 공판을 다시 열기로 한 것은 국선변호인단의 사건 기록 검토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공판이 다시 열려도 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지는 미지수다. 그는 국선변호인단의 조력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국선변호인단이 박 전 대통령 접견 신청을 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향후 공판은 박 전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궐석재판'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채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