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항 지진으로 철거가 필요한 공동주택은 아파트 1곳과 필로티 구조 원룸 6곳입니다.
원룸 6곳은 내진설계 대상인데, 내진설계에 따라 짓기는커녕 부실시공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영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벽면이 없고, 기둥만으로 건물을 떠받치는 필로티 구조의 4층 원룸 건물입니다.
기둥이 부서져 철근만 고스란히 남아 있고, 천장 일부는 아예 내려앉았습니다.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이 건물의 기둥 8개 가운데 3개가 심하게 부서져 지진 피해의 참혹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포항 일대 공동주택 7곳이 철거가 필요한 가운데, 이 중 6곳이 필로티 구조의 원룸 건물이었습니다.
문제는 이들 원룸이 내진설계 대상이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건물 기둥 안을 보면, 휘어진 철근을 감아주는 띠철근의 간격이 넓은데다, 철근이 사방으로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철근은 도면과 달리 아예 없었습니다.
일부 콘크리트 벽에선 아예 철근이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강창선 /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 기술위원
- "(시공사들이) 내진 상세 내용을 잘못 적용해서 태어난 건물들이 곳곳에 있어 보입니다."
피해를 본 건물주들의 보상도 막막합니다.
풍수해 관련 지진 보험을 들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천재지변으로 시공사 측에 책임을 묻기도 어렵습니다.
▶ 인터뷰 : 건물 관계자
- "우리나라 법에는 천재지변이라도 사유지면 주인이 알아서 해야 된다고…. "
전문가들의 건축물 안전 점검이 한창인 가운데, 계속된 여진 탓에 철거 대상 건물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 yhkim@mbn.co.kr ]
영상취재 : 빅인학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