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창롱패딩을 사기 위해 22일 잠실점 에비뉴엘에 모인 수천명의 소비자들. [사진 =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
이런 현상은 아이폰 같은 IT 신제품이 나올 때면 그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패션업계에서는 지난 2015년 SPA브랜드 H&M이 명품브랜드 발망과 협업해 한정판 제품을 선보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매장 앞은 노숙도 마다하지 않는 소비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 잠실점 에비뉴엘 대기자 명단에 1등으로 이름을 올린 이선우 씨(32)와 이씨의 어머니. [사진 =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
↑ 평창롱패딩 선착순 조기 마감을 알리는 푯말. [사진 =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
↑ 평창롱패딩을 매대에 진열하는 관계자들. [사진 =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
최항서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의 특징을 두 가지로 정리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매우 의식한다는 것과 타인이 하는 건 따라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하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큰 흐름에 뒤쳐지기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성향은 교육·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걸처 공통적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창롱패딩 열풍 역시 스스로 제품에 매력을 느껴 구매한다기 보단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는 의식이 빚어낸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유독 우리나라 국민들은 '타인'을 본인의 행동 잣대로 삼을까.
최 교수는 "강한 공동체 성향을 갖고 있어 남들로부터 소외되고 싶지 않다는 욕구가 크고 경쟁심리에 익숙하다보니 희소한 것을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 평창롱패딩을 사기 위해 모인 수천명의 소비자들로 22일 잠실점 에비뉴엘은 북새통을 이뤘다. [사진 =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
곽 교수는 "어딘가에 소속이 돼 있으면 안정감을 느낀다"면서 "나 혼자만 놓고 보면 매우 작은 존재지만 집단에 속하면 엄청난 힘을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마 이 패딩을 사기 위해 매장 앞에서 밤을 지새운 사람들은 힘들기 보단 즐거워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국주의' 역시 평창롱패딩 사태를 이끄는 원인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그는 "입장권은 일회성인데다 매우 비싸지만 평창롱패딩은 가성비가 좋고 기념품으로
곽 교수는 "구매 행위를 통해 의미를 찾고 즐거움을 얻는 건 개인의 자유지만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과도한 집착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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