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대형병원 2곳에서 갑상선 수술을 받은 환자 33명이 무더기로 재수술을 받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몸속에 넣은 지혈제가 녹지 않고 염증을 일으킨 건데, 똑같은 지혈제가 이미 전국 대형병원에 납품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상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8월 부산의 한 병원에서 갑상선 수술을 받은 50대 이 모 씨는 며칠 뒤 이상증세가 나타났습니다.
수술 부위에서 고름 같은 게 흘러나왔고 눈은 벌겋게 충혈됐습니다.
알고 보니 몸속에 넣은 지혈제가 녹지 않고 염증을 일으킨 것입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피해 환자
- "목에서 막 피가 흘러나왔어요. 자동으로…. 수술한 자국이 안 붙어서 농 제거를 하러 다녔어요."
병원 측은 20여 일이 지나서야 이런 사실을 알게 됐고, 결국 이 씨는 재수술을 받았습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이 병원에서 이 씨와 같은 종류의 지혈제로 수술을 받은 갑상선 환자는 모두 36명입니다. 이 중 75%인 27명이 부작용으로 재수술을 받았습니다."
인근 다른 병원 환자까지 포함하면 부산에서 확인된 피해자만 33명입니다.
문제가 된 지혈제는 유명 제약업체의 계열사가 지난 5월 27일에 생산했습니다.
병원 측은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병원 관계자
- "군대에서 총 쏘는데, 총알이 잘못됐다면 만든 데가 잘못이지, 총 쏜 사람이 잘못입니까?"
제조사는 해당 제품의 생산을 일시 중단하고, 안전성 검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같은 제품 1,700여 개가 전국 병원에 납품돼 식약처도 실태 파악에 나섰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취재 : 권용국 VJ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