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이제 채 석달도 남지 않았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염원하는 성화가 지난 1일부터 전국을 순회하고 있다. 이 성화의 최종 종착지는 내년 2월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장 봉화대다. 대회가 다가올수록 개회식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성화 봉송 마지막 주자에 대한 궁금증도 높아진다.
우리나라는 지난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개최했다. 대부분 우리나라나 개최 도시를 상징하는 스포츠 스타, 메달리스트들이 개막식날 봉화대에 성화를 붙이는 영광을 안았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의 성화 점화자는 당대 최고의 스포츠 스타 가운데 한 명인 장재근 현 화성시청 육상단 감독이다. 그는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200m 금메달을 차지했다. 1985년에는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0m에서 20초41의 한국 기록을 수립했고 이 기록은 현재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장 감독은 서울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하며 남자 200m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은 최종 주자가 누구일지 쉽게 예상이 가능했다. 우리나라 체육계의 산증인이자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상징하는 고 손기정 선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손기정 선생 카드를 아껴둔 터라 성화 점화자가 당연히 손기정 선생이 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실제 최종 점화자는 마라토너 김원탁 선수와 흑산중학교 체육교사, 서울예고 무용과 학생 등 총 3명이었다. 당시 노태우 정부의 '보통사람' 기조에 맞춘 것이다. 대신 손기정 선생은 올림픽 주경기장에 성화를 들고 입장한 뒤 당시 18세였던 임춘애 선수에게 성화를 넘기는 역할을 맡았다. 당시 76세였던 손기정 선생은 성화를 들고 어린아이처럼 펄쩍 펄쩍 뛰며 경기장에 입장했는데 이 장면은 베를린 올림픽 시상식 당시 무덤덤하게 고개를 숙이고 있던 사진과 대비되며 큰 감동을 주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의 성화 점화는 또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이 대회 최종 성화 주자는 하형주 교수와 유도선수 계순희였다. 두 사람은 남북의 유도 영웅이었다. 하 교수는 개최지인 부산이 고향으로 1984년 LA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계순희는 불과 16세의 나이로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에서 당대 최강이었던 다무라 료코를 꺾고 금메달을 수확했다. 조직위원회는 일찌감치 '남남북녀'의 콘셉트를 정한 뒤 최종 성화주자를 고민했고 개막식 당일 두 사람에게 이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개회식은 흑역사로 분류된다. 이 대회의 성화 점화자는 배우 이영애였다. 개회식 행사에 장동건, 현빈, 김수현 등 다수의 한류스타가 참여해 개회식이 아니라 한류콘서트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던 상황에서 성화 최종주자로 또 연예인이 등장하자 국내외로 비판 여론이 상당히 거셌다. 논란이 거세지자 개막식 연출진은 이영애와 함께 성화를 점화한 아이 2명에게 초점을 맞추려 했으나 중계팀과 호흡이 맞지 않았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당시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 철저한 보안에 부쳐져야 할 최종 성화 주자가 개막식 이틀 전에 미리 알려져 버린 것이다. 당시 조직위원회는 사전에 배포한 개회식 해설자료에서 최종 성화 주자를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알린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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