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불편한 경찰 단화로 발에 병 악화…공무상 질병"

법원이 불편한 경찰 단화를 신고 장기간 업무를 하다 발에 병이 생겼다며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달라는 경찰관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단독 심홍걸 판사는 경찰관 윤모 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공무상 요양불승인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를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심 판사는 "질병의 발생 원인이 공무와 직접 관련이 없더라도 직무상 과로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켰다면 인과관계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다른 경찰관이 단화로 인한 부상이 거의 없다는 이유만으로 경찰 단화가 윤씨 발에 무리를 주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경찰관도 경찰 단화를 신고 도보 순찰하는 경우 발에 무리가 간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판결문에 따르면 윤씨는 1992년 11월 경찰공무원에 임용된 뒤 1996년 11월부터 순찰 및 각종 신고사건을 처리하는 외근 경찰관으로 근무했다. 그는 2011년 4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던 중 주차장에 설치된 쇠줄에 넘어지는 사고를 당해 양 무릎의 전후십자인대가 파열돼 공무상요양 승인을 받았다. 같은 해 6월과 8월 수술을 받고 복직한 뒤, 양발바닥에 추가로 병이 생겨 다시 요양 승인을 받아 지난해 10월까지 요양했다. 그 사이 지난해 1월 윤씨는 병원에서 양발의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록 쪽으로 기울어져 통증을 유발하는 '무지외반증' 진단을 받았다. 이후 공무상요양을 신청했지만 공무원연금은 인과관계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송광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