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싯배 참사 낸 급유선 선장 "유족께 죄송하다"

↑ 지난 3일 오전 낚싯배 추돌 사고를 일으킨 급유선 명진 15호 선장 전모씨(37)가 6일 오후 인천지법에서 열리는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기 위해 해경 관계자들과 인천해양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인천해양경찰서>

"희생자 유가족께 죄송합니다."
낚싯배를 추돌해 22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고 있는 급유선 선장과 갑판원이 고개를 떨궜다.
6일 오후 인천지법에서 열리는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해양경찰서를 나서는 자리에서다.
급유선 명진15호 선장 전모씨(37)는 호송차에 오르기 전 쏟아진 취재진 질문에 울먹이며 "희생자 유가족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청바지에 검은색 패딩을 입고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갑판원 김모씨(46)는 사고 당시 "물을 마시러 식당에 갔다"며 자리를 비운 사실을 인정했다.
전씨 등은 지난 3일 오전 6시 5분께 낚시어선 선창1호(9.77t)가 충돌 범위에 들어온 사실을 알면서도 변침, 감속 등 충돌 방지 의무를 다하지 않아 낚싯배 탑승자 15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하는 대형 사고를 낸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 및 업무상과실선박전복)로 전날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해경 조사에서 전씨는 "(충돌직전) 낚싯배를 봤다"면서도 "(낚싯배가 알아서) 피해갈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조타실 보조 당직자로 전방을 주시하며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선장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는 김씨는 사고 당시 자리를 비웠다.
한편 이날 인천 옹진군 해상에는 기상악화로 크레인선과 예인선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평택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49분께 옹진군 가덕도 인근 해상에서 정박 중이던 크레인선(951t)과 이 배를 끄는 예인선(46t)이 충돌했다. 높은 파도와 바람에 의해 크레인선 닻이 끌리면서 예인선과 부딪쳤다.
사고 당시 예인선에 2명, 크레인선에 3명의 타고 있었지만 두 배 모두 해안가에 접한 상태여서 가덕도로 피신할 수 있었다. 예인선 승선원 2명은 오전 4시 29분, 크레인선 승선원 3명은 오전 7시 41분 평택해경에 구조됐다.
평택해경 관계자는 "구조된 5명 모두 건강에 이상이 없으며, 예인선 연료가 유출될 수 있어 주변에 방제인력을 대기시켜 기름 유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초속 12~14m의 강풍이 불고, 파도높이가 2.5~3.5m에 달했다.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