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호, '플리바게닝' 실패했나?...외국 사례 살펴보니

장시호가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가운데, 장시호와 더불어 '플리바게닝'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플리바게닝은 피고가 유죄를 인정하거나 다른 사람에 대해 증언을 하는 대가로 형을 낮추거나 가벼운 죄목으로 다루기로 거래하는 것을 말합니다.

미국 정부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이에도 영국이나 프랑스, 스페인 등 일부 국가에서도 제한적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배심원 평경제도와 함께 우리나라와 미국 형사재판 절차상에서의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내년 6월부터 자신의 범죄를 인정하고 수사에 협력하면 검찰이 구형량을 줄여주는 '사법거래'(플리 바게닝)가 도입됩니다. 해외에서는 운영되는 사례가 많지만 일본에서는 그동안 도입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까닭에 제도의 도입은 일본에서 '형사 사법의 대변혁'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일본 법조계는 이 제도의 도입이 기업 등 조직 내에서 상층부가 관여한 범죄를 밝혀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과거 경영진의 분식회계 등 부정 관련 정보를 수사 당국에 제공하는 일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장시호 씨는 최순실 씨의 조카이자 각종 이권을 챙긴 과정에 가담한 공범이었지만 특검의 실체 규명에 힘을 보태 '호감' 이미지를 얻기도 했습니다. 또, 1년 가까이 진행된 국정농단 재판 중에도 곳곳에 증인으로 나와 자신이 아는 내용을 진술하며 실체 규명에 도움을 줬습니다. 명실상부 '플리바게닝'의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한 것입니다.

그러나 장 씨의 이 같은 노력에도 결과적으로 1심 선고에서는 본인 죄의 무게를 덜어내는 데 실패했습니다. 특검과 검찰은 현행법상 허용된 건 아니지만, 일종의 영미식 '플리바게닝' 성격을 감안해 구형량을 제시할 때 '선처'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단호했습니다. 재판부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사람은 장씨라고 판단했고, 또 영재센터가 장기적으로는 최순실 씨의 사익 추구를 위해 설립된 것이라 하더라도 당시 범행으로 가장 이득을 본 사람도 장시호 씨라고 매섭게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피고인이 비록 국정농단 수사나 재판에 성실히 임해 진술하는 등 실체적 진실 규명에 적극 협조한 점을 감안해도 죄책이 대단히 중하다"며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질타했습니다.

장시호 씨는 선고 공판 이후 바로 구치소로 수감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