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도 몰랐던 '세가와 병' 물리치료사는 어떻게 알았을까?
병원 오진 때문에 13년간 약을 잘못 먹어 누워 지낸 환자를 다시 일어서게 한 건 의사도, 간호사도 아닌 28년 경력의 물리치료사임이 밝혀지면서, 해당 물리치료사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뇌성마비' 오진을 처음 발견해낸 물리치료사 윤명옥씨는 무려 13년간 뇌성마비 장애인으로 살아온 20살 여성 A씨를 처음 만났을 때를 잊지 못한다고 전했습니다.
윤씨는 "그런 아이들(뇌성마비 환자)과는 움직임이 분명히 달랐다. 제가 봤을 때는 (지수 씨가) 분명히 움직임을 조절 못 하는 것은 맞았는데 뇌성마비에서 나타나는 양상과는 달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던 중 윤씨는 A씨 가족들로부터 '마비 증세가 아침에는 나아진다'는 말을 듣고 뇌성마비가 아닌 제3의 질병일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됐습니다.
이에 윤씨는 A씨에게 진단을 다시 받아보라고 권했고, A씨 가족은 MRI 영상 판독을 다시 대학병원에 의뢰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 13년간 A씨가 앓아왔던 병은 '뇌성마비'가 아닌 '세가와병'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도파 반응성 근육 긴장으로 불리는 세가와병은 소량의 도파민 약물만 투여하면 별다른 합병증 없이 치료가 가능한 질환입니다.
무엇보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한데, 병원 측의 오진으로 A씨는 이를 13년간 몰랐던 셈입니다.
윤씨의 권유로 다시 진단받은 A씨는 이후 약을 바꾼 뒤 두 다리로 걸을 수 있게 됐습니다.
한편 A씨 가족은 지난 2015년 오진을 내린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며, 2년 법정다툼 끝에 대구지법은 1억원 배상 결정을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