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간 제약사 주식 114억 빼돌린 총무팀장

서울 방배경찰서는 회사와 대주주 명의 주식 114억원어치를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등에관한법률 위반 등)로 D제약사 전 총무팀장 윤모씨(49)를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윤 씨는 2005년부터 최근까지 회사와 대주주 명의 주식 234만주를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윤 씨는 코스닥 등록사인 D사의 대표이사 등 전·현직 임원 개인주식과 자사주 등을 빼돌렸다. 윤 씨가 횡령한 주식가치는 114억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윤 씨는 총무팀장으로서 증권카드와 도장, 증권계좌 비밀번호 등을 갖고 있어 손쉽게 범행에 나설 수 있었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윤 씨는 또 회사 주식 현황을 나타내는 장부를 조작하고 대주주에게는 주식수에 맞는 배당금을 정확히 지급하는 방식 등으로 범행을 은폐할 수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윤씨는 빼돌린 주식을 자신 증권계좌로 옮긴 뒤 이를 되팔아 자신의 빚을 갚고 다른 주식에 투자했다. 하지만 투자한 주식에서 손실이 커 실제 현금으로 챙긴 액수는 미미하다고 경찰은 전했다. 뒤늦게 윤 씨 횡령 사실을 파악한 D사는 윤 씨가 빼돌린 자사주 중 일부를 회수하고 10월 윤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총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1명뿐이었기 때문에 회사가 범죄를 막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총무 업무를 관리, 감독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연호 기자 / 김유신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