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클라우드 업계가 뜻밖의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클라우드는 서버 등 전산장비를 원격으로 빌려주는 업종을 말합니다.
최근 이 서비스를 이용해 가상화폐를 채굴하는 '변칙'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채굴은 컴퓨터로 복잡한 연산 과제를 풀어 가상화폐를 얻는 행위입니다.
이 과정에서 고성능 그래픽카드(GPU) 등 비싼 하드웨어가 필요한데, 클라우드로 이런 부담을 덜려는 이들이 생기는 것입니다.
특히 클라우드가 시장 초기 단계라 판촉용 무료 사용권(크레딧)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활용해 채굴만 하고 사라지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14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NHN엔터테인먼트의 '토스트 클라우드'는 다음 달 사용 약관에 가상화폐 채굴 금지조항을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채굴자들이 단기간 엄청난 전산 자원을 쓰는 만큼, 정상적 서비스 이용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입니다.
클라우드가 후불정산 방식이라는 점을 악용해 정산 절차 없이 잠적하는 '먹튀'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네이버도 올해 10월 말 클라우드 서비스 약관을 개정해 '판촉용 크레딧이나 무료 서버를 써서 가상화폐를 채굴하는 행위'를 전면 금지했습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크레딧이나 무료 서버 제공의 본래 취지에 어긋나는 '어뷰징'(부정 사용)으로 봐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상화폐의 대명사인 비트코인은 시간이 지나며 채굴 효율이 많이 떨어져 지금은 매우 비싼 하드웨어를 장만해야 한다. 개인 차원에서는 클라우드 채굴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국내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지난해 마지막 날 비트코인 종가는 119만2천원에 불과했지만 지난달 26일에는 장중 1천만원 선까지 넘어서 '투자 과열' 우려가 커진 상태입니다. 우리 정부는 13일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미성년자의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하고 금융권의 가상화폐 투자를 막는 등의 투기 방지 대책을 확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