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항로변경 무죄`…집행유예 확정

'땅콩회항'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3)에게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항공기의 지상 이동 경로는 항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 전 부사장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항공기의 지상 이동 경로가 항공보안법에서 규정한 '항로'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재판부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따라 '항로'는 하늘길이라는 뜻이 분명하다"며 "항로에는 항공기의 지상 이동 경로가 포함되지 않고, 지상경로로 사용됐다고 볼 입법 자료도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상에서 이동하는 항공기의 경로를 변경하는 것은 기장에 대한 업무방해죄로 처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조 전 부사장 역시 업무방해 혐의는 유죄로 인정됐다.
다만 박상옥(61·사법연수원 11기)·조희대(60·13기)·박보영(56·16기) 대법관은 "'운항중인 항공기의 항로'를 변경하는 것이므로 항로를 따로 떼어 해석할 것이 아니라 어구 속에서 그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이어 "지상의 항공기 경로를 함부로 변경해 다른 비행기 등과 부딪힐 경우 대형 참사가 발생할 수 있어 안전운항을 위협하는 행위는 엄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전 부사장은 미국 뉴욕시 JFK공항에서 출발하려는 여객기 내에서 기내 서비스를 문제삼아 사무장과 승무원을 폭행하고 위력으로 항공기 항로를 변경해 정상운항을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앞서 1심은 징역 1년을 선고했지만 2심에서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됐다.
조 전 부사장 측 변호인은 " 항공보안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한 최종 판결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문지웅 기자 / 채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