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화재 건물, 드라이비트 규제서 빠져…어떻게?
지난 21일 수십명의 사상자가 난 제천 스포츠센터의 건물 외장재로는 화재에 취약한 드라이비트가 사용됐습니다.
스티로폼에 시멘트를 바른 단열 외장재인 만큼 불에 상당히 취약해 대형 화재 때마다 화를 키우는 원인으로 지목돼 왔습니다.
화재 목격자들은 "주차장 건물 모서리 간판에 불이 붙더니 2층 간판으로 순식간에 옮겨붙었고 '펑' 하는 소리가 3∼4번 나면서 불이 외벽을 타고 삽시간에 위로 번졌다"고 말했습니다.
1층 주차장에서 난 불이 많은 양의 연기와 유독가스를 내뿜으며 눈깜짝할 사이에 9층까지 번진 원인은 불에 잘타는 드라이비트로 외벽을 인테리어 했기 때문입니다.
드라이비트는 스티로폼이 주재료라 가격은 불연성 외장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합니다. 외벽에 부착하기만 하면 작업이 마무리돼 시공도 간편합니다.
이런 장점 때문에 건축업자들이 드리아비트의 유혹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고 합니다.
건축법상 운동·위락시설 용도의 건축물, 6층 이상 또는 높이 22m 이상인 건축물의 외벽 마감재는 불에 잘 타지 않는 자재를 써야 합니다.
한 건물에서 난 불이 화재에 취약한 드라이비트로 옮겨붙어 순식간에 옆 건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된 법 조항입니다.
층수가 9층이면서 연면적이 3천813㎡인 이 스포츠센터 역시 지금이라면 당연히 이 법 조항 적용을 받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 건물은 이 법률의 규제를 여유있게 피해갔습니다.
건축법에 불연성 외장재 관련 조항이 신설된 것은 2009년 12월 19일이고, 1년 뒤인 2010년 12월 19일부터 시행됐습니다.
그러나 이 스포츠센터 소유주가 제천시청에 건축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때는 2010년 7월 29일입니다. 개정된 건축법이 시행되기 5개월 전 건축허가를 신청하면서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게 된 셈입니다.
당시 건축법 시행령도 법률 시행 이후 건축허가를 신청하는 경우에 한해 방화성 외장 마감재를 사용하도록 규정했습니다.
결국
이런 점에서 개정 후 1년 늦게 시행된 건축법도 29명의 사망자와 29명의 부상자를 초래한 제천 대형화재 발생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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