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가 이대목동병원 사망 신생아 4명 중 3명에 대해 '그람음성균' 감염이 의심된다고 밝힌 가운데, 감염 경로 중 하나인 '의료기기' 결함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수액 키트(수액을 투여할 때 사용하는 의료기기) 납품업체를 조사했는데, 이대병원 납품사인 A사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앞으로 수사의 초점이 의료기기 결함보단 수액 자체의 오염 가능성 혹은 의료진 과실 등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경찰은 이대목동병원 의료진을 참고인 신분으로 재소환해 감염경로, 의료진 과실 여부 등을 집중 조사했다.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지난 9월 말부터 수액키트 납품업체에 대한 특별점검에 나선 바 있다"며 "이대목동병원에 납품하는 A사(외국계 회사)는 조사 결과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보통 수액을 통해 특정균에 감염되는 경로는 크게 보아, 수액 자체의 결함 그리고 수액과 환자를 연결하는 수액키트 상의 문제, 마지막으로 의료진 과실 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두 번째에 해당하는 수액키트에 대해 식약처가 지난 9월 26일부터 103개소 수액키트 제조업체(시장점유율 90%)를 대상으로 이물질 예방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관련 전문교육과 안전관리를 하고 있는지 여부 등을 살펴봤는데, 이대목동병원에 남품하는 A사는 문제가 없었던 것이다.
앞서 지난 9월 이대목동병원에 수액키트를 납품하는 B사 제품에서 벌레가 발견되자, 식약처는 B사 제품 7만개를 회수하고 수개월 간 제조업무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이대목동병원은 수액키트를 조달하기 위해 A사와 거래선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가 이대목동병원 수액키트에 대해 사실상 '문제없음'이라고 판단하면서, 앞으로 사망 원인을 규명하는 데 있어서 수액 자체 오염 혹은 의료진 과실 등에 더 비중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가 수액으로 인한 감염뿐 아니라, 투여된 약물에 대한 검사, 인체 해부를 통한 현미경 검사도 병행하고 있어 아직까지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란 지적도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광수대)측은 "현재 수액, 수액키트 등 관련 물품을 모두 국과수에 감정의뢰한 상태"라면서 "부검결과랑 비슷하게 한달 후에 감정 결과가 나올 듯 한데, 이를 참고해 의약품(수액)이나 의료기기(수액키트)에 만일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제조사 등 관계자들을 소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광수대는 의료진을 참고인 신분으로 재소환해 고강도 조사에 나
[나현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