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손주 둔 노부부도 참변…조문객 한번 포옹에도 울음 터뜨리는 유족들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참사 이틀째인 22일 사망자의 시신 6구가 안치된 제천 제일장례식장은 유족의 눈물과 통곡으로 가득 찼습니다.
갑작스레 닥친 비보에 많은 유가족이 이날 오전까지 상복도 입지 못한 채 빈소를 지켰습니다.
몇몇 빈소는 채 영정사진을 놓지 못한 곳도 있었습니다.
유가족들은 애써 슬픔을 억누르며 장례를 준비하다가도 조문객의 포옹 한 번에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이 장례식장에 안치된 모든 시신이 화재 피해자로 전날 참사의 끔찍함을 말해주는 듯했습니다.
시신 6구 중 5구가 누군가의 어머니였습니다.
나머지 1구도 피해자의 남편으로 알려져 더욱 안타까움을 샀습니다.
참사로 장인·장모를 모두 떠나보낸 최모(46)씨는 "어제 뉴스를 보고 계속 장모님께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다"며 "저녁 8시 30분께 장모님 번호로 전화가 와서 급히 받으니 소방대원의 목소리였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고인의 둘째 사위인 최씨는 "장모님이 어제 점심에 시장에 들른 후 사우나로 갔다"며 "장인어른은 장모님을 기다리며 휘트니스 센터로 가셨다가 함께 변을 당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두 분이 너무 사이가 좋으셔서 닮고 싶을 정도였는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생각도 못했다"며 "아직 못 해 드린 게 너무 많은데 하늘이 질투한 것 같다"고 말하며 고개를 떨궜습니다.
이모(76)씨 부부는 슬하에 네 딸과 아홉 손주를 뒀고, 평소 늘 함께 다니며 노년을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유족은 아내의 죽음을 믿지 못하는 듯 빈소 앞에서 멍하게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영정으로 쓸 사진을 급히 구하느라 분주한 유족도 있었습니다.
빈소에 모인 조문객들은 전날 사고를 얘기하며 "사망자 명단이 나오는 뉴스를 기다리느라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친구 이름을 보고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장례식장 한쪽에 마련된 화재지원 임시사무실 앞은 밤새 유가족과 함께한 시청 공무원들이 교대자를 기다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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