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제천 화재 참사 건물주·관리인 구속영장 신청

29명의 사망자를 낸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를 수사 중인 경찰이 건물주와 관리인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충북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건물주 이모(53)씨와 관리인 김모(5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들은 부실한 소방안전시설 관리로 많은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스포츠센터 건물이 화재에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을 정도로 소방시설이 허술했다고 판단했다. 생존자 진술 등에 따르면 건물 스프링클러 밸브가 잠겨 화재 당시 일부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20명의 희생자를 낸 2층 여성 사우나의 비상구 통로는 철제 선반으로 막혀 탈출이 불가능했다.
경찰은 건물주 이씨에게 소방시설법 및 건축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이씨는 지난 8월 경매로 건물을 사들인 후 9층을 직원 숙소로 개조하면서 천장과 벽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관리인 김씨가 병원으로 이송된 후 또 다른 건물 직원과 같은 병실에 있으면서 수사에 대비해 입을 맞췄다는 의혹도 조사 중이다. 경찰은 해당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은 다른 병실로 격리시켰다. 김씨는 발화 지점인 1층 천장 공사를 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가 경찰이 관련 증거를 제시하자 뒤늦게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와 건물직원은 1층 천장에 얼음이 끼어 도구 없이 손으로 제거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진술의 신빙성이 낮다고 보고 해당 작업과 발화 원인 간의 인과관계를 밝히는데 집중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조사한 결과로도 건물 안전을 책임지는 이들의 혐의는 입증할 수 있다"며 "발화 원인 등에 대해 신속히 밝혀내겠다"고 설명했다. 이씨와 김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르면 오는 28일 열릴 예정이다.
[디지털뉴스국 이지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