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진 않지만, 지자체들 사이마다 경계선이 있죠.
선 하나에 행정구역이 나뉘다 보니, 이런 곳에 사는 주민들은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왜 그런지 윤길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 남성에게 택시기사가 다짜고짜 내리라고 합니다.
▶ 인터뷰 : 택시기사
- "(왜 안 가는 거예요?) 이유 없어요. 그냥 안 간다고요. (승차거부 해요, 아저씨?) 무슨 승차거부입니까, 그럼 고발하시면 되죠."
▶ 스탠딩 : 윤길환 / 기자
- "남성이 가려던 곳은 불과 4킬로미터 거리였지만 승차거부 당한 이유는 목적지가 행정구역 경계를 넘는다는 이유였습니다. 이처럼 행정 경계 문제로 겪는 주민의 불편은 이 쓰레기봉투에도 있습니다."
경기도의 한 아파트단지는 안양과 의왕의 경계선에 걸쳐 있습니다.
가게에선 지자체별로 종량제봉투를 팔고, 두 지자체는 해당 봉투가 아니면 수거하지 않습니다.
▶ 인터뷰 : 단지 안 상인
- "(종량제봉투 주세요.) 어디 거요? 안양, 의왕 두 개인데. (다른 봉투 사면 수거 안 해가나요?) 그렇죠, 경비실에 혹시 모르니까 물어보세요."
아이를 바로 앞 학교에 보내지 못하기도 합니다.
불과 100미터 거리지만, 집과 행정구역이 달라 1킬로미터가 넘는 다른 학교로 보내야 합니다.
▶ 인터뷰 : 강호윤 / 인근 주민
- "앞에 초등학교가 있는데, 아이들이 가지 못하고 큰길 건너 학교로 가야 하는 게 너무 위험…."
이런 불편이 있는데도 대책은 없습니다.
▶ 인터뷰 : 전형준 / 단국대 분쟁해결연구센터 교수
- "지자체 간 문제도 풀어야 하지만, 지자체 내부에서 대화가 안 되는 것도 문제입니다. 자기 과의 일이 아니면 신경을…."
지자체 경계에 산다는 이유 하나로 애꿎은 주민들만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길환입니다.
영상취재 : 김정훈 기자·이준희 VJ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