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이 지난 2014년 5~8호선 휴지통을 없앤 직후 1년간 변기 막힘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내년부터 적용돼 공중 화장실 대변기 옆 휴지통이 없어질 예정이지만 '변기에 휴지만 버리기' 문화가 정착되기까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지하철 5~8호선 역사 내 대변기 장애 건수(막힘 건수)는 휴지통을 없앤 지 1년 만에 약 50%가량 증가했다. 12월에 휴지통을 없앤 2014년에는 3272번 변기가 막혔는데 이듬해에는 4889번으로 늘어난 것이다. 2016년이 돼서야 수치는 안정권인 3521건으로 돌아왔다. 올해 8월 휴지통을 없애기 시작한 1~4호선도 남자화장실 막힘 건수가 2016년 648건에서 올해 1049건으로 증가했다.
원인은 물티슈, 여성용품 등을 여전히 변기에 넣는 습관 때문이다. 백충엽 한국화장실협회 부회장은 "30~40년 전 재래식 변기에 신문지 등을 버리던 습관이 변기를 막는 주 원인이 된다"며 "포스터, 승강장 현장 안내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승객들에게 홍보했음에도 장애건수(변기 막힘 건수)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당초 휴지통 없애기 사업은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입장이 많았다. 변기 막힘 민원 급증에 따른 청소 인력들의 불만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 측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고 여겨 사업을 진행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청소·보수 인력을 변기 막힘을 해결하는 업무에 집중 운용하고 청소점검 횟수도 늘려 시민들의
변기에 휴지만 버리는 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화장실 소유주의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백 부회장은 "변기에 휴지만 버리는 문화가 자리잡히기까지 S자 관에 낀 이물질을 특수 장비로 지속적으로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인선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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