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 119상황실에는 "2층에 갇혀 있으니 구해 달라"는 절박한 구조 요청이 잇따랐습니다.
그런데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는 아무도 없었던 지하부터 수색했습니다.
김영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제천 화재 당일, 오후 3시 59분 119상황실로 걸려온 신고 전화 내용입니다.
"2층 사우나에 불이 났으니 빨리 오라"고 다급히 외칩니다.
"숨을 못 쉬겠다, 빨리 구해줘"라는 말을 되풀이합니다.
전화를 받은 직원은 "대피하라, 구조대가 올라가고 있다" 라고 말합니다.
'빨리'라는 말을 70여 차례, '살려줘'는 10여 차례 외칠 만큼 상황은 절박했습니다.
그런데 7분이 지나고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는 건물에 매달린 생존자 한 명을 구조한 뒤, 이미 탈출하고 아무도 없는 지하 수색에 나섰습니다.
당시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2층에 많은 사람이 갇혀 있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몰랐습니다.
▶ 인터뷰 : 소방대원
- "한참 구조할 때였는데, 2층에 있다는 거는 못 들었습니다."
119상황실에서 여러 차례 무전을 보냈지만, 아무 응답이 없자 현장에 있던 화재조사관에게 전화를 걸어 2층 상황을 알렸습니다.
구조대가 2층 진입을 시도한 시간은 오후 4시 37분.
무전 소리를 못 들었거나, 무전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 인터뷰(☎) : 소방 관계자
- "어떤 상황에 전파를 방해받는 다거나 이럴 때는 (무전이) 안 될 수도 있고…."
결국, 구조가 늦어지면서 2층에서만 20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 yhkim@mbn.co.kr ]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