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부터 공중화장실에 휴지통을 두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악취를 없애고 깨끗하게 만든다는 취지인데, 과연 달라졌을까요?
이수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지하철역 안 화장실.
변기 칸에 들어가 보니 한쪽 구석에 축축한 휴지 무덤이 생겼습니다.
변기 위 선반에는 음료수 통과 지저분한 휴지가 널브러져 있고,
여성위생용품 수거함은 각종 쓰레기가 가득 차 있습니다.
휴지통이 없으니 급한 대로 수거함 안에 쓰레기를 버리고 간 겁니다.
지난 1일부터 관련 법률 시행령 개정으로 공중화장실에 휴지통이 없어지며 일어난 변화입니다.
악취와 해충을 유발하는 휴지통을 없애 화장실 문화를 개선한다는 취지는 온데간데 없습니다.
▶ 인터뷰 : 한학수 / 서울 용문동
- "그나마 (휴지통이) 있었으니까 거기다 버렸는데 지금은 그냥 바닥에다 슬쩍 밀어넣고 가는…."
화장실 미화원들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변기가 막힌다고 하소연합니다.
▶ 인터뷰 : 청소 관계자
- "휴지를 너무 많이 풀어서 막 집어넣으니까 계속 막히는 거예요. 생리용품 (변기에) 달라붙으면 다 손으로 떼야 해요."
거의 30분에 한 번씩 화장실을 치우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는 역부족입니다.
일부 공중화장실은 이런 이유로 휴지통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깨끗한 화장실을 만들자는 대책이 오히려 역효과만 내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수아입니다.
영상취재 : 박세준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