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넥센 히어로즈, 주식양도의무 이행불능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

프로야구 구단 넥센 히어로즈가 자금난에 빠졌을 당시 거액을 지원한 홍성은 레이니어 그룹 회장에게 투자금을 돌려주는 대신 구단 지분 40%를 넘겨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에 따라 구단 측은 기존 주주들로부터 발행된 주식을 사서 홍 회장에게 이를 양도하거나 신주를 발행해 배정해야 한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서울 히어로즈(넥센 히어로즈 구단 법인)가 홍 회장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한 원심판결을 지난 11일 확정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을 심리 불속행 기각했다.
재판부는 "구단 측의 상고이유 주장은 상고심 절차에 관한 특례법상 심리 불속행 사유에 해당해 상고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심리 불속행 기각은 형사 사건을 제외한 상고심 중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법이 규정한 특정한 사유를 포함하지 않으면 심리하지 않고 기각하는 처분이다.
2008년 홍 회장은 자금난에 처해 있던 센테니얼인베스트(현 서울 히어로즈)와 투자계약을 체결해 두 차례에 걸쳐 10억원 씩 총 20억원을 지원했다. 홍 회장 측은 '지분을 받는 것을 전제로 한 투자'였다며 양도를 요구했다. 이에 구단 측은 지원금은 대여금일뿐이며 주식 양도 계약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2012년 12월 대한상사중재원은 구단 측이 홍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 지위 부인 중재신청을 각하하고 "홍 회장에게 지분 40%를 양도하라"고 판정했다.
이에 불복한 구단 측이 서울중앙지법에 중재판정 취소 청구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이후 항소를 취하한 뒤 서울중앙지법에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2심은 "구단 측의 주식양도의무가 이행불능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구단 측을 대리한 법무법인 동안 관계자는 "주식 양도 대신에 손해배상을 하고 싶어 이를 확인해달라는 취지로 청구했으나 대법원이 이를 받아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성승훈 기자]